중국 1위 검색포털 사이트 바이두는 특정 키워드(검색어)의 검색량 변화를 보여주는 인덱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송중기’ 등을 중국어로 써넣으면 바이두에서 해당 단어가 일정 기간, 얼마나 많이 검색됐는지 그래프로 보여준다.
바이두 검색은 하루 평균 6억명이 60억건을 이용한다. 11일 NH투자증권은 바이두 인덱스에서 한류 관련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반한 감정 확대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의 무역보복 우려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업체 주가가 급락한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이돌 그룹 엑소(EXO) 소속사인 에스엠 주가는 지난달 8일 3만7500원에서 이날 2만9500원까지 떨어졌다. 유가증권 시장 내 생활용품 업종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5% 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에서도 사드는 큰 관심사다. 바이두에서 상반기까지 사드를 검색한 이는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지난달 11일 2만5000까지 올랐다. 지난 8일 “한국이 경솔했다”는 인민일보 보도 직후엔 지수가 7만까지 올랐다. ‘중·한 관계’ 검색도 급증해 지난 6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한 감정’ ‘한국제품 불매운동’ 등은 아예 인덱스가 존재하지 않았다. 지수를 산출할 만큼 유의미한 검색이 이뤄지지 않았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했던 송중기의 지수는 7만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56만을 찍은 이후 하락세지만 여전히 절대량이 높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한류는 중국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간 문화”라며 “중국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한류가 혐한 감정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이 꾸준히 높은 검색량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LG생활건강 ‘후(Whoo)’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등 고가 화장품의 검색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후의 검색지수는 올해 초 1200대를 유지하다 최근 급등해 4200을 넘겼다. 김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업체의 수익성이 확대될 수 있는 모멘텀(동력)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왕서방 사드 反韓감정 ‘바이두’엔 없더라
입력 2016-08-11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