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65세 이상 고령 인구 1084만명 VS 1191만명… 누가 맞나

입력 2016-08-12 00:05

한국의 고령인구가 통계청 예측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놨다. 통계청은 KDI가 잘못된 가정을 토대로 계산했다고 반박했다. 고령인구 증가율은 기초연금 등 사회보장 관련 재정지출 확대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국책연구기관과 정부가 서로 다른 숫자를 내놔 혼선이 예상된다.

KDI는 11일 ‘급속한 기대수명 증가의 함의’라는 보고서에서 “통계청은 2026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084만명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평균 오차율 10%를 적용하면 실제로는 최소 107만명 더 많은 1191만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대수명 및 고령층 인구 예측을 실제보다 적게 한다면 정부의 재정건전성 관리에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DI가 내세운 10% 오차율은 1988년, 1991년, 1996년 추계의 평균오차를 감안한 수치다. 이 시기에는 국민소득이 급속히 증가하고 국가건강검진제도가 도입되면서 고령층 사망률이 낮아졌다. KDI는 앞으로도 기대수명이 꾸준히 늘면서 고령층 사망률이 낮아질 것이란 입장이다.

KDI 계산이 맞는다면 기초연금 수급자만 해도 현재 예상보다 70만명 이상 늘어난다. 기초연금 수급자는 고령인구의 70% 정도로 본다. 고령인구가 늘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지출도 더 증가한다.

통계청은 5년마다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한다. 최신 수치는 2011년 발표됐다. KDI 보고서에 나오는 ‘2026년 고령인구 1084만명’도 2011년 장래인구추계를 근거로 했다.

통계청은 발끈했다. KDI 보고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오차율 10%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통계청은 “최근 5년간 인구추계와 실제수치 간 오차는 65세 이상 인구의 경우 0.6%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오차가 매년 누적된다고 해도 2026년 고령인구의 오차율은 최대 1.65% 수준”이라는 것이다. 2011년 예측인 1084만명에서 1.65%를 적용해 보면 최대 18만명이 증가하는 수준이다. KDI 추계와는 89만명의 격차가 있다.

최용옥 KDI 연구위원은 “현재 사망률 예측 모형은 사망률이 급격히 개선되는 우리나라에 적합하지 않다”며 “새로운 모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추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개선 결과는 올해 말 발표하는 장래인구추계에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