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검문 95% 흑인이 대상”

입력 2016-08-11 18:41
스테파니 롤링스 블레이크 볼티모어 시장(오른쪽)이 10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볼티모어 경찰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 법무부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경찰이 시민을 인종에 따라 차별했다는 조사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볼티모어 시정부와 협력해 차별적인 관행과 정책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는 법무부가 경찰 내부문건 등을 14개월간 조사해 163쪽 분량으로 만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6개월 동안 10차례 이상 불심검문을 당한 시민 410명 중 95%는 흑인이다. 같은 기간 백인 등 다른 인종은 12차례 이상 검문을 당한 적이 없는데 흑인 34명은 최소 20차례 이상 검문을 받았다. 심지어 7명은 검문 횟수가 30차례가 넘는다.

보고서는 지난해 4월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25)가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척추를 다쳐 숨진 일 때문에 만들어졌다. 프레디 그레이 사건은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운동으로 이어져 경찰의 공권력 남용 논란에 불을 지폈다.

스테파니 롤링스 브레이크 볼티모어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보고서 내용이 뼈아프다”며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적당히 문제를 넘기려 하지 않겠다”며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니타 굽타 법무부 침해조사과장은 “법무부와 시정부가 경찰 개혁을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법을 만들고 변화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