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웃음꽃 ‘110분’… 朴-與 새 지도부 오찬

입력 2016-08-11 18:04 수정 2016-08-11 21:57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다들 자리에 앉으시죠”라며 양팔을 벌려 손짓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진 최고위원, 이정현 대표, 박 대통령, 정진석 원내대표, 이장우 최고위원. 이병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 오찬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덕담과 웃음꽃이 1시간50분간 이어졌다. 당초 1시간30분으로 예정됐던 자리는 20분가량을 넘겨 진행됐고, 직후 25분간 박 대통령과 이 대표의 독대도 이뤄졌다. 2014년 7월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던 김무성 전 대표와의 첫 회동 당시 5분 독대에 비해 상당히 긴 시간이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오찬 후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모신 이후로 (대통령이) 이렇게 많이 웃으신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며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분홍색 재킷 차림의 박 대통령은 낮 12시쯤 청와대 인왕실로 입장해 나란히 서있던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신임 지도부에 일일이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했고, 청년 최고위원인 유창수 의원에겐 “새로운 청년 스타가 되겠습니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이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조원진 이장우 강석호 최연혜 유창수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순으로 악수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자리에 앉자마자 전당대회와 리우올림픽을 화제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올림픽 펜싱 종목에서 박상영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을 언급하면서 “그 선수가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되뇌면서 용기를 갖고 도전해 금메달을 딴 것을 보고 우리 국민도 상당히 감동받았을 것”이라며 “안팎으로 나라 사정이 어렵지만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날씨도 덥고, 올림픽 기간이고 해서 (당원) 참여가 어떻게 될까 전당대회 가는 날 걱정됐는데, 날씨보다 당원들 마음이 더 뜨거운 것 같았다”며 “그만큼 당원들이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열망이 대단하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선 박 대통령이 특유의 ‘허무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 도중 참석자들에게 “경상도 말로 ‘할머니 비켜주세요’가 세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참석자들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박 대통령은 “할매 쫌”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럼 두 글자로는 뭔지 아시느냐, ‘할매’라고 한다”고 했고, “한 자로는? ‘쫌’이라고 한다”고 농담을 이어갔다.

신임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비박근혜)계 인사이자 김무성 전 대표 측근인 강 최고위원이 “제가 비주류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저는 주류입니다”라고 하자 박 대통령이 “저도 그런 줄 알고 있어요”라고 답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오찬 회동에는 청와대에선 이원종 실장,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관련기사 보기]




글=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