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 오찬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덕담과 웃음꽃이 1시간50분간 이어졌다. 당초 1시간30분으로 예정됐던 자리는 20분가량을 넘겨 진행됐고, 직후 25분간 박 대통령과 이 대표의 독대도 이뤄졌다. 2014년 7월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던 김무성 전 대표와의 첫 회동 당시 5분 독대에 비해 상당히 긴 시간이었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오찬 후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모신 이후로 (대통령이) 이렇게 많이 웃으신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며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분홍색 재킷 차림의 박 대통령은 낮 12시쯤 청와대 인왕실로 입장해 나란히 서있던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신임 지도부에 일일이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했고, 청년 최고위원인 유창수 의원에겐 “새로운 청년 스타가 되겠습니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이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조원진 이장우 강석호 최연혜 유창수 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순으로 악수를 건넸다.
박 대통령은 자리에 앉자마자 전당대회와 리우올림픽을 화제로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올림픽 펜싱 종목에서 박상영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을 언급하면서 “그 선수가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되뇌면서 용기를 갖고 도전해 금메달을 딴 것을 보고 우리 국민도 상당히 감동받았을 것”이라며 “안팎으로 나라 사정이 어렵지만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날씨도 덥고, 올림픽 기간이고 해서 (당원) 참여가 어떻게 될까 전당대회 가는 날 걱정됐는데, 날씨보다 당원들 마음이 더 뜨거운 것 같았다”며 “그만큼 당원들이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열망이 대단하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동에선 박 대통령이 특유의 ‘허무개그’를 선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 도중 참석자들에게 “경상도 말로 ‘할머니 비켜주세요’가 세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참석자들이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박 대통령은 “할매 쫌”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럼 두 글자로는 뭔지 아시느냐, ‘할매’라고 한다”고 했고, “한 자로는? ‘쫌’이라고 한다”고 농담을 이어갔다.
신임 지도부 중 유일한 비박(비박근혜)계 인사이자 김무성 전 대표 측근인 강 최고위원이 “제가 비주류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저는 주류입니다”라고 하자 박 대통령이 “저도 그런 줄 알고 있어요”라고 답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오찬 회동에는 청와대에선 이원종 실장,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관련기사 보기]
☞
☞
☞
글=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덕담·웃음꽃 ‘110분’… 朴-與 새 지도부 오찬
입력 2016-08-11 18:04 수정 2016-08-11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