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00㎾h 쓰면 美 7만원대, 한국 13만원

입력 2016-08-11 18:13 수정 2016-08-12 01:09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1시간30분가량 내륙으로 들어간 브렌트우드의 8월 한낮 기온은 40도까지 올라간다. 저녁에도 열기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교포 A씨(39)는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한국의 전기요금 누진제 뉴스를 보고 자신의 전기요금이 궁금해졌다. 지난달 전기 사용량을 살펴봤더니 534㎾h였고 요금은 71달러(약 7만8000원)였다. A씨는 2700스퀘어피트(약 76평)의 2층짜리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에서 4인 가구가 하루 8시간가량 벽걸이(0.72㎾h) 에어컨을 틀었을 경우 한 달 전기 사용량은 514㎾h 정도가 된다. 전기료는 A씨의 두 배 수준인 13만2000원이다.

내친김에 A씨는 이 지역에서 비슷한 주거 조건에 거주하는 가정의 전기 사용량도 검색했다. 미국의 주 정부는 A씨가 자신의 전기요금 사용량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당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A씨처럼 브렌트우드에서 비슷한 크기의 집에 사는 가정은 지난달 평균 1069㎾h를 썼다. A씨의 두 배 수준이다. 그는 “덩치가 큰 미국의 백인 가정들은 보통 에어컨을 두 대씩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000㎾h 이상을 쓰고도 지불한 전기료는 200달러(약 22만원)가 채 안 됐다. 한국이라면 42만원가량 내야 한다. 정부는 미국의 경우 천연가스, 풍력발전소 등으로 전기 원가 자체가 우리보다 싸기 때문에 이런 요금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민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은 6단계로 나뉜 누진제다. 100㎾ 이하를 사용하는 1단계와 500㎾를 초과 사용하는 6단계의 격차는 무려 11.7배나 된다. 징벌적 요금제라 부르는 이유다. 굳이 미국이 아니더라도 한국과 비슷한 일본, 대만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3단계인 일본은 최고 1.4배, 5단계인 대만은 2.4배다.

이 와중에 국제유가 하락과 신규 석탄발전소 건립 등의 영향으로 민간 발전사가 한국전력에 판매하는 전기 도매가격은 지난 6월 ㎾h당 65.31원으로 2009년 7월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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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