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메밀 꽃 필 무렵’의 배경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학길 한 편에 자리 잡은 이효석문학관 일대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집사님, 날 더운데 시원한 메밀차 마셔요.” “권사님. 강원도 찰옥수수 하나 드시고 가세요.”
장년여름수련회를 맞아 10일 ‘문학여행’을 테마로 봉평을 찾은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성도들은 메밀차 옥수수 등 지역 특산물을 손에 들고 문학관 인근 숲 등을 거닐며 힐링을 즐겼다.
기연호(67) 장로는 어머니, 아내와 함께 수련회에 참석했다. 카메라에 활짝 웃는 가족 모습을 담았다. 올해로 열 번째 수련회에 참석한 기 장로는 “매년 가족끼리 시간 맞춰 휴가를 보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수련회 자체가 가족여행”이라며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장년여름수련회는 일원화된 신앙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소강석 목사가 개척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여름 사역이다. 지난 9일부터 3박4일 동안 진행된 이번 수련회의 핵심은 영적 훈련과 육체적 휴식의 접목이다. 성도들이 여름휴가 기간 동안 수련회에 참석하는 것을 고려해 아침과 저녁에는 예배를 드리고, 낮 시간에는 다양한 체험 활동과 관광프로그램을 마련해 충분한 쉼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학체험’ ‘래프팅’ ‘워터파크’ ‘충주호 유람선관광’ ‘영월고씨동굴 및 청령포 관광’ ‘수안보 온천’ 등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펼쳤다. 모두 4200여명의 성도들이 참석했다.
김영미(50) 권사는 “주간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전도의 기회도 갖는다”며 “올해는 아들이 친구 세 명을 전도해 같이 왔는데 워터파크에서 신나게 놀았다”고 했다.
수련회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및 복음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관광팀장 조미란(54) 권사는 “매년 수련회 기간 동안 지역 특산물을 최대한 구입하는데, 이번에는 옥수수와 메밀가루 감자 등이 인기품목”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수련회 준비를 위해 5∼6차례 사전 답사는 기본”이라며 “지역이 살아야 나라도 살고 교회도 산다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오후 7시가 되자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은 성도들의 찬양소리로 가득 찼다. ‘영적인 만나로 만족하라’(민 11:4∼9)를 주제로 강단에 오른 소 목사는 “만약 지금 혹독한 광야훈련을 받고 있다면 그 연단의 시간을 최고의 축복으로 여기며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하늘의 양식 만나를 먹으며 사는 것이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라며 “만나의 은혜가 떨어질 때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허락하신 은혜에 만족할 줄 아는 것이 믿음의 세계에서 사는 삶”이라고 역설했다.
설교 도중 적재적소에 메시지와 관련된 찬양을 성도들과 함께 부르는 소 목사 특유의 진행방식에 성도들은 손을 든 채 뜨겁게 찬양을 불렀다. 소 목사는 수련회 기간 동안 8차례 강단에 서며 민수기를 강해했다. 심재일(63) 장로는 “수련회 기간 동안 민수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발견했다”며 “신앙적 매너리즘이 깨지고 신앙의 지경이 넓어질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평창·원주=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기도와 문학…수련회·휴가를 한 번에
입력 2016-08-11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