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험난해지는 대외 환경… 수출 침체 장기화되나

입력 2016-08-11 18:56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46%를 차지하는 수출 상황이 설상가상이다. 대외 수요 감소,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보호무역 규제 증가, 원화 강세 등 악재들이 줄줄이 덮치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8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96억9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늘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추세를 반영하는 조업일당 수출액을 비교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감소했다. 주력 수출산업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7월 수출액도 6.4% 줄어 10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수출 여건이 개선되리라던 정부의 예상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중국의 과잉부채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1%로 0.1% 포인트 낮췄다. 한때 반등하는 듯했던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40달러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국제유가 하락은 수출단가를 낮추고 중동 산유국의 구매력을 감소시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이다. 특히 가파르게 오르는 원화 가치가 걱정이다. 브렉시트 이후 지난 4일까지 두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3.3%나 높아졌다. 이에 따라 자동차·전자 등 수출 주력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로 이미 고전하고 있다. 1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출이 8월 이후에도 뚜렷한 반전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문제는 원화 강세가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매우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달러화 강세에 대한 미국의 경계감이 크게 높아져 원화 약세를 노린 정책 당국의 시장 개입이 어렵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수출 주도 성장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세계 교역 신장률이 경제성장률을 하회한 지 오래됐다. 더 이상 수출에서만 답을 찾아선 안 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연기금 등의 해외 투자 유도 등으로 달러 유입을 줄이고 환율을 안정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내수 확대와 제조업 기반 사업서비스 등으로의 산업구조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