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발언이 사라졌다. 국정 현안에 대해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최고위원들의 모두발언 순서가 있었는데 이를 생략하기로 한 것이다.
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비공개로만 진행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운영 방식 개선에 대한 언론의 지적이 있어서 개선한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또 “(이전 회의에선) 신문을 보고 뭘 느꼈는지 등을 45분씩, 50분씩 각자 조율되지 않은 얘기를 하고 나서 회의 시간은 정작 15분, 20분 정도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에 대해서 간담회를 통해 얘기하고 당대표도 방에 (기자들을) 모셔다가 쌍방향으로 의사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발언권 제한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런 오해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다들 흔쾌히 동의한 것”이라고 했다.
당청 밀월 관계를 형성한 이 대표 체제에서 시도된 이런 변화를 바라보는 비박(비박근혜)계 시선은 불편하다.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칫 언로마저 막히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소통이 가능한 당청관계뿐 아니라 당내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마저 자취를 감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일한 비박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은 “일단 한 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단언컨대 박근혜정부도 건강하고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대통령을 대해야지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서 당대표의 역할과 역량을 가진다면 당원들 뜻에 결코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최근 김 전 대표와 정병국 유승민 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 인사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여러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차기 대권 잠룡인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의 통화 사실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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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등 이정현 스타일 비박계 “건전한 비판도 막히나” 불편
입력 2016-08-11 18:37 수정 2016-08-11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