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가 러시아와 한·중·일 아티스트들이 교류하는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제1회 국제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을 개최한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10일 폐막 공연에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의 마린스키 극장 연해주 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러시아 외에 한·중·일 언론이 참가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는 “올해 처음 페스티벌을 치르면서 부족한 점도 많이 있었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아티스트들과 팬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페스티벌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실력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무대로 만들고 싶다. 여기에 클래식 음악만이 아니라 오페라, 발레 등도 적극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변국가인 한·중·일과의 교류에 대한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블라디보스토크는 한·중·일에서 비행기로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교류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또한 경제, 문화, 과학, 관광 등 여러 면에서 발전을 거듭하는 등 잠재성이 크다”고 피력했다. 이어 “우선 7∼8월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러시아의 국제 마린스키 극동 페스티벌, 한국의 평창대관령음악제, 일본 삿포로의 퍼시픽 뮤직 페스티벌(PMF)이 협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중국 베이징 국가대극원(NCPA)과도 이야기가 진행중이다”면서 “실력있는 젊은 연주자들의 교류, 프로그램 공동기획 등 여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협연을 마친 뒤 다시 만난 그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손열음은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오늘 손열음의 연주는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과 완전히 일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손열음이 2011년 준우승한 뒤 협연자로 손열음을 종종 초청하는 등 후원하고 있다.
이날 평창대관령음악제와 MOU를 체결한 그는 앞으로의 교류에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정명화, 정경화 등 오랜 친구들이 이끄는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처음으로 MOU를 체결하게 돼 기쁘다. 내년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선보일 오페라에 대해 현재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오는 10월 31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게르기예프가 지난해 뮌헨필을 이끌고 한국 관객과 만나긴 했지만 그의 분신같은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내한하는 것은 2012년 이후 4년만이다.
블라디보스토크=장지영 기자
페스티벌 개최한 게르기예프 “실력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의 잠재력 키워줄 수 있는 무대로 만들고 싶어”
입력 2016-08-11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