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부부 살해 후 방화’ 용의자는 50대 현직 소방관

입력 2016-08-11 00:25
지난 1일 발생한 ‘안성 부부 피살 후 방화사건’의 용의자는 현직 소방관으로 드러났다. 이 소방관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음독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도 안성경찰서는 10일 오후 4시50분쯤 안성시 아양동 한 아파트에서 용의자 최모(50·소방공무원)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최씨 가족으로부터 자살의심 신고를 접수한 후 최씨 차량을 추적한 끝에 이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최씨를 발견했다. 최씨는 대치 중 제초제를 마신 뒤 아래로 뛰어내렸으나 13층 복도에 걸려 목숨을 건졌다. 최씨는 충남 천안의 한 대학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범행을 자백했고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 최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씨가 의식을 회복하면 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범행 동기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씨는 전날까지 정상적으로 출근했으며 이날 연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경찰이 지난 9일 오후 자신의 선산 아래 풀숲에서 범행도구인 칼과 망치를 발견하는 등 수사망을 좁혀오자 압박을 느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3시쯤 화재가 발생한 당목길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63)와 부인 B씨(56)는 둘 다 목 부위에 흉기에 의한 치명적인 상처가 있었고 호흡기에서는 화재로 인한 물질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누군가 부부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집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안성=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