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대학)’ 설립 논란으로 시작됐던 이화여대 내부 갈등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14일째 본관 점거농성을 이어갔다. 교수협의회는 최경희 총장을 비판하는 담화문을 냈다.
점거농성 중인 학생들과 졸업생 등 3500여명(경찰 추산)은 10일 오후 8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캠퍼스컴플렉스(ECC)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30일 경찰 투입을 비난하고, 당시 입은 피해를 증언했다. “해방 이화, 총장 사퇴”라고 외치며 학교 안을 행진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 총장이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진정성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9일 최 총장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교수협의회는 “학생들과 만나 신뢰 회복에 힘쓰는 대신 일부 교수들을 앞세워 모호한 성격의 긴급 간담회를 여는 등 정치권의 구태를 반복하며 스스로 신뢰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학교 본부는 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총동창회와 학장단은 9일과 10일 차례로 성명서와 호소문을 냈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동국대로도 번졌다. 동국대는 이화여대와 함께 2차 사업 대학으로 선정돼 치안과학융합학과와 케어복지학과를 신설키로 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13일까지 본관 앞에서 농성하며 학생들 의견을 듣는 ‘만민공동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 앞서 추진한 여러 학사개편과 마찬가지로 ‘불통 행정’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학생들 의견을 모아 대응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梨大 갈등’ 악화일로… 동국대로 번져
입력 2016-08-11 00:30 수정 2016-08-11 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