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 재선 ‘빨간불’

입력 2016-08-10 18:36 수정 2016-08-11 20:15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25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미래교육소사이어티 포럼 ‘미래 인재 양성과 대학의 역할’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AP뉴시스

연임을 노리는 김용(57) 세계은행(WB) 총재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 총재의 임기가 2012년 7월 시작해 다음 해 6월 만료되는 가운데 WB 직원들이 김 총재의 국적과 리더십을 문제 삼고 나섰다. 감원과 비용절감 정책에 반발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WB 직원협의회 간부들이 최근 이사회에 김 총재는 세계 변화의 흐름에 뒤처졌으며 리더십도 미흡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교체를 요구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직원협의회는 “WB는 올바른 행정, 투명성, 다양성, 국제적 경쟁, 실력중심의 가치를 추구한다”며 “불행하게도 과거 총재 임명 때에는 이런 원칙들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미국인 이외의 사람이 총재로 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총재는 한국계지만 미국 국적이다. 역대 WB 총재 12명 모두 미국인이었다.

김 총재는 직원들의 평가와 달리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바이러스 같은 인도적 문제에 발 빠르게 대처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히려 그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원을 실행한 데 직원들이 불만을 품고 밀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WB의 최대 지분을 가진 미국은 여전히 김 총재에게 힘을 싣고 있다. 미 재무부는 FT에 보낸 성명서에서 “김 총재와 그가 추진한 개혁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김 총재를 연임시킬지를 놓고 비공식 논의를 시작했다. 공식 논의는 이달 말 시작한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