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팔스 가족을 일본 아닌 천국으로 부르셨다

입력 2016-08-10 20:36
제미슨 팔스(사진 왼쪽)가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가족 사진. 이들은 일본 선교사로 떠나기 전 교통사고로 모두 사망했다.

‘일본의 기쁨을 위해(For the Joy of Japan)’.

예비 선교사 제미슨 팔스(29)와 캐서린 팔스(29) 부부가 운영했던 블로그(joyofjapan.org) 제목이다. 제목의 배경은 일본 교토의 한 마을 사진이었다. 사진 속엔 시냇가 다리와 건넛마을 집들이 수채화처럼 펼쳐져 있다. 부부는 일본을 이렇게 품으며 기도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팔스 가족을 일본이 아니라 천국으로 부르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전 11시30분쯤, 팔스 부부와 세 자녀를 태운 미니밴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미국 네브라스카 주 80번 고속도로. 갑자기 나타난 트럭 한 대가 이들의 자동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팔스 부부와 아이들이 모두 사망했다. 세 자녀들은 에즈라(3)와 태어난 지 23개월 된 바이올렛, 2개월 된 칼빈이었다. 오는 10월 일본 선교를 떠나기에 앞서 마지막 훈련을 받으러 콜로라도로 가던 중이었다. 안타까운 사연은 페이스북에 공유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후원(gofundme.com/joyofjapan)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캐서린의 모친 낸시 엥겔은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며칠 전 딸의 가족을 만나 손을 잡고 기도했다.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 될 줄은 몰랐다”며 울음을 삼켰다.

팔스 부부는 미네소타 주 기독교대학인 세인트폴노스웨스턴대학에서 캠퍼스 커플로 만났다. 둘 다 헌신적인 그리스도인이었고 그들의 나머지 인생을 선교사로 살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월드벤처라는 선교단체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았고 블로그를 운영하며 일본 선교를 준비했다. 블로그에는 선교 준비 과정과 기도문, 가족의 소소한 일상이 담겨있다.

팔스 가족의 장례예배는 지난 6일 미네소타 주 미네아폴리스 베들레헴침례교회에서 드려졌다. 존 파이퍼 목사는 비통함과 울분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주님, 다섯 식구 모두가 천국에 갔습니다. 라헬의 탄식과 눈물 같은 소리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하나님, 왜 우리를 슬프게 하시나요. 왜 우리의 잠을 빼앗고, 우리의 기쁨을 눈물과 탄식으로 바꾸셨나요.”

파이퍼 목사의 기도는 계속 이어졌다. “그래도 우리의 눈은 하나님을 향합니다. 주님은 오직 한 분뿐이십니다. 이 세상 어떤 것보다 하나님의 구원과 사랑, 예수님의 죽음보다 나은 것은 없습니다. 자신의 목숨보다 순종을 더 가치 있게 여겼던 이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일본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받은 소명을 다하려고 했음에 감사합니다.”

파이퍼 목사는 구약의 예레미야애가 3장 말씀을 인용하며 위로했다.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22∼23절)

신상목 기자, 박건·김도영 대학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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