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는 갔다 왔어? 잘 좀 도와주시고….”(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축하드립니다. 이정현 대표님이 당선된 것은 잠자는 호랑이의 입을 벌려 생이빨 두 개를 뽑아오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죠.”(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10일 첫 공식일정을 시작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집무실을 찾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을 이 대표는 반갑게 맞이했다. 김 수석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박 대통령이 보낸 난에는 노란 리본과 함께 ‘축(祝) 취임, 대통령 박근혜’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면서 당청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순풍을 맞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김 수석과 만나 “지금 대통령과 13년 같이 정치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며 “당대표 시절, 백의종군 시절, 그리고 대통령으로 계실 때 함께 일하면서 아마 대통령하고 가장 많이 직접 통화한 사람 중 한 사람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간다면 국회에서 과감히 지적하겠다”며 “협조할 건 협조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입법부의 일원과 집권여당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어떤 역할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대다수 많은 사안에 대해서는 김 수석을 귀찮게 하겠다”며 “제가 밤늦게까지 일하는 ‘올빼미’ 스타일이라 새벽 1∼2시에도 전화할 수 있다”고 하자 김 수석은 “대통령께 직접 전화해도 된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김 수석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임 대표가 청와대와 합리적으로 의사소통하실 분이고 당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실 분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런 모습은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나는 (대표로 있었던) 1년9개월 동안 못했지만 이 대표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 대표가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통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달라”고도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대통령께 직접 전화해도 된다” 靑 수석의 화답
입력 2016-08-10 18:14 수정 2016-08-10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