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혐의 벗은 정명훈 前 서울시향 예술감독 “반갑고 기쁜 마음… 음악에만 집중하겠다”

정명훈(사진) 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사임 8개월 만에 서울시향과 다시 만났다.

최근 항공료 횡령 의혹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고 도덕성 논란에서 벗어난 정 전 감독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서울시향의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리허설을 시작했다. 리허설 직전 기자들과 만난 정 전 감독은 “반갑고 기쁜 마음이며 음악에만 집중하겠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이어 “오랜만에 (단원들을) 보니 반갑다. 연주는 잘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국내에서 검찰 및 경찰 조사를 받았던 정 전 감독은 이후 해외 연주 일정으로 출국했다가 이날 오전 귀국했다. 밝은 표정의 그는 “음악가와 팬 그리고 국민이 기다렸던 콘서트홀의 오프닝 연주회를 우리 서울시향이 맡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그에 대한 추가 고소 움직임이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그는 “오늘은 연습하러 왔다”면서 “(서울시향에서) 10년을 일했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간의 노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 인생은 음악뿐이다”고 말을 아꼈다.

정 전 감독은 오는 19일 열리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에서 서울시향을 이끌고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3번 Op.72a와 생상스의 교향곡 3번 C단조 ‘오르간’을 연주하고 서울시향 상임 작곡가 진은숙의 창작 위촉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를 세계 초연한다. 이어 29, 31일에는 이탈리아 라스칼라 오케스트라, 합창단과 함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과 베르디의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를 들려준다.

한편 서울시향 단원들은 정 전 감독이 리허설룸에 들어서자 활로 보면대(악보 받침대)를 두드리며 환영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