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추첨 전 자소서 제출 학생 자율로

입력 2016-08-10 18:29
입학 자기소개서 제출 시점을 둘러싼 서울시교육청과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대립이 10일 가까스로 일단락됐다. 자사고 입학요강이 교육청 승인을 받지 못하는 ‘파국’은 막았지만 어정쩡한 합의로 부담을 학부모·학생에게 떠넘겼다.

서울교육청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자사고 전형에서 추첨 전에 자소서를 제출할지는 학생 자율로 하기로 오전에 자사고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중학교 현장의 부담 등을 이유로 자사고에 추첨 전에 자소서를 받지 말도록 요구해 왔다. 자사고는 자율성 침해 등을 이유로 거부해 왔다. 양측은 자사고 입학요강 발표 마감일인 10일 오전에야 ‘학생 자율’로 합의한 셈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미봉책’이란 반응이다. 서울의 자사고들은 추첨 이후 면접으로 학생을 뽑는다. 정성평가(평가자 주관을 점수화)인 면접 평가를 거쳐야 하는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자소서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불이익을 우려한 학생·학부모들은 이전처럼 자소서를 추첨 전에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 지원자가 자소서를 추첨 전에 냈는지 여부를 자사고들이 모르도록 장학 지도 등을 할 것”이라면서도 “급하게 합의하는 바람에 자소서 제출 시점을 모르도록 하는 부분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도경 홍석호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