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정진석 투톱 대선 무대 ‘궁합’에 주목

입력 2016-08-11 00:20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창수 청년최고위원, 김광림 정책위의장, 최연혜 최고위원, 정진석 원내대표, 이 대표, 조원진 이장우 강석호 최고위원.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의 새로운 ‘투톱’인 이정현 당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모두 당 핵심 지지기반인 영남권 출신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각각 호남과 충청 출신이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외연 확대를 위한 동지관계를 모색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둘 사이에는 그러나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와 중립성향이라는 미묘한 간극도 놓여 있다. 둘의 파트너십이 얼마나 성공적이냐가 내년 정권 재창출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첫 회의를 갖고 각자의 각오로 ‘섬기는 리더십’ ‘의(義)는 충(忠)으로부터 나오고 충(忠)은 백성을 향한다’는 글귀를 회의실 백보드에 적었다. 당의 새 지도부 첫 일성이 ‘국민 우선’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룬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히스토리가 있다”며 “‘환상의 투톱’을 이뤄 국민에게 약속한 우리의 숙명적 과제와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가 언급한 히스토리는 그가 이명박정부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던 2010년 무렵이다. 당시 이 대표는 ‘박근혜 의원의 대변인격’으로 활동했었다. 둘은 세종시 문제 등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의 반목이 심할 때 중재 역할을 담당했고 면담도 성사시켰다. 이때 회동에서 ‘이명박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같이 공감대를 이뤘다’는 발표문이 마련됐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에서, 이 대표는 국회에서 이를 각각 브리핑했었다.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2011년 박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특사로 유럽을 방문했을 때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유럽 방문 계획을 정 원내대표에게 제안했고, 정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냈다고 한다.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 모두 당내에서는 달변가로 통한다. 개성이 강하고 정치적 자존심도 세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할 만큼 각별한 관계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김용태 혁신위 구성,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 등으로 청와대와 거리를 두며 ‘낀박’으로도 불렸다.

글=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진=이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