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은 엄청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그런데 취재진에게도 갖가지 꼼수와 바가지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은 리우 도착 첫날부터 생겼습니다. 바로 숙소 문제입니다. 리우로 가기 전 인터넷을 통해 미디어 빌리지 2인 1실을 빌렸습니다. 1인 1실은 1박에 25만원, 2인 1실은 30만원 정도 했습니다. 사실 미디어 빌리지는 너무 비싸 불만이 자자했습니다. 그래도 치안이 좋지 못한 것을 감안해 이곳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또 기자 한 명이 더 갈 가능성이 있기에 돈을 좀 더 주고 2인 1실을 예약했죠.
방 배정을 받았습니다. 방 2개가 있는 아파트였습니다. 그런데 관계자 왈 “당신은 여기서 방 한 개만 쓸 수 있다”고 하더군요. 황당해서 항의를 했더니 “2인 1실에서 당신은 방 한 개를 예약한 것”이라고 둘러댑니다.
저만이 아니라 전 세계 기자들이 당황해했습니다. 지금 같은 아파트에서 지내는 일본 기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언론사 기자 두 명은 2인 1실을 예약했지만 한 방에서 함께 자고 있습니다. 또 국내 한 기자는 한 아파트에서 여성 포르투갈 기자와 같이 생활합니다.
숙소에는 그 흔한 물도 없습니다. 무조건 나가서 사 먹으라는 겁니다. 그래서 미디어센터 내 슈퍼마켓에 가서 사 먹습니다. 생수 한 병에 6헤알이니 한국 돈으로 2000원가량 됩니다.
식사도 아침은 무료지만, 점심 저녁은 사 먹어야 합니다. 한 끼에 1만4000원 정도인데도 맛은 환영받지 못할 정도입니다. 기자들이 일을 하는 메인프레스센터(MPC)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도 없고, 한 끼 식사도 뷔페 1㎏에 98헤알로 무려 4만원이나 됩니다.
그렇다고 서비스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미디어 빌리지에 처음 도착해 컵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전기주전자를 만졌더니 작동이 안 되는 겁니다. 관계자에게 바꿔 달라고 했는데 그러마 해놓고는 닷새가 지난 지금까지도 감감무소식입니다. 매번 얘기를 해도 그때마다 환한 웃음으로 알겠다고 해놓고 바꿔주지 않습니다. 웃는 얼굴에 화도 못 내고, 이젠 사실상 포기 상태입니다. 그래서 현지에선 미디어 빌리지 예약을 못해 일반 호텔을 잡은 기자들을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치안·교통이 열악한 상황에서 대회 조직위의 이런 행동은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리우데자네이루=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의 굿모닝 리우!] 2인 1실 예약했는데 숙소 방 중에서 하나만 쓰라니…
입력 2016-08-11 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