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대학로에는 교회가 운영하는 특별한 소극장이 있습니다. 동숭교회(서정오 목사)의 엘림홀입니다.
동숭교회는 2007년부터 이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로의 기존 소극장들과 달리 천장이 높고 넓은 객석 및 로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70석 규모 프로시니엄 형태(액자형)의 중극장입니다. 그간 기독교 문화행사, 교육적이고 계몽적인 작품의 상설공연, 선교원이나 유치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형극과 아동극, 지역주민들을 위한 집회, 발표 공간 등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성탄절 단골 연극인 ‘빈방 있습니까’ 등을 포함해 엘림홀에서는 매년 평균 9편의 공연이 상연되고 있습니다.
동숭교회는 연극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서울연극협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1년여간 엘림홀을 공동 운영했습니다. 이 MOU에는 대학로의 현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학로는 연극인들에게 꿈의 장소로 인식돼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높은 임대료로 인해 극장주들은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소재의 연극을 요구합니다. 이 때문에 연극인들은 창작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서정오 목사는 “대형화된 연극과 코미디 연극으로 대학로에서 순수연극이 설자리를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순수연극이 다시 제자리를 찾고 이를 통해 대학로가 건강한 공연예술의 장으로 그 생명력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동숭교회에는 유명 연극인들(최종률 박재련 강신일 윤석화 등)이 출석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관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더 많은 연극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서울연극협회와 손을 잡은 것입니다. 서 목사는 “교회는 지역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처럼 지역사회의 한켠을 공유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교회의 공간 역시 지역사회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톡톡! 우리교회-‘엘림홀’ 운영하며 연극인 돕는 동숭교회] “교회의 공간 지역사회와 공유해야”
입력 2016-08-10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