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여름방학을 마치고 조기 개학한 고등학교들이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고교는 단축수업에 들어갔고 개학하자마자 휴업을 한 곳도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자 개학한 고교에 학교장 재량으로 수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고 9일 밝혔다.
금정고와 배정고 등 2개 학교가 개학 첫날인 8일부터 수업시간을 ‘50분 수업 후 10분 휴식’에서 ‘45분 수업 후 15분 휴식’으로 변경했다. 센텀고 등 다른 2개 교는 오전 수업만하고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이날 부산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섭씨 34.4도까지 치솟아 올 들어 가장 더웠다. 부산지역 일부 학교들은 9일에도 단축수업이나 오전 수업을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교실 냉방기 기능에 차이가 나는 등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단축수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143개 고교는 지난달 15∼21일 여름방학에 들어가 이달 4일부터 속속 개학하고 있다. 30개 고교는 이미 개학했고 31개 고교는 이번 주 중 개학한다.
서울지역에서도 조기 개학한 일부 고교가 폭염 영향으로 재량 휴업이나 단축수업에 들어갔다. 시교육청이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9일 현재 개학한 5개교 중 2개교가 학교장 재량으로 수업시간을 조정했다. 대광고는 학생들이 열대야로 잠을 못 자 수업 집중도가 현격히 떨어진다고 판단돼 학교장 재량으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인천시교육청도 오는 12일까지 개학하는 고교에 자율적으로 개학을 연기하거나 단축수업을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5일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개학한 인천 서구의 검단고는 이틀째 50분 수업시간을 10분씩 단축해 운영했다. 16일 개학하는 학교가 많은 경기도 지역도 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폭염이 계속될 경우 등하교 시간 조정 등을 학교 사정에 맞춰 시행하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폭염기인 8월 초 조기 개학이란 비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고교들은 겨울방학을 늘리는 대신 여름방학을 2∼3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2월 학기는 졸업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해 수업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자율적으로 방학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부산 지역 학부모 이모(45)씨는 “무더위가 한창인 8월 초순에 개학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방학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이도경 기자 bhyoon@kmib.co.kr
찜통더위에 학사 일정 차질 빚는 고교들
입력 2016-08-09 21:27 수정 2016-08-10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