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오만… 반드시 정권 교체” 선명성 경쟁

입력 2016-08-10 04:12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김상곤 이종걸 추미애 후보(왼쪽부터)가 9일 오전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설명회에서 손을 맞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 3인(김상곤 이종걸 추미애·기호 순)이 9일 경쟁하듯 대여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제주와 경남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다. 세 후보는 저마다 대선 승리와 정권 교체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본선 레이스가 시작되자마자 세 결집을 위한 선명성 경쟁이 불붙는 모습이다.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추 후보는 “박근혜정부의 오만과 불통에 맞서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내각을 총사퇴시킨 후 거국 중립내각을 만들도록 관철시키겠다” “편향된 특정 종편도 바로세우겠다”고 연설 내내 각을 세웠다. 행사장엔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고 지지자들은 후보 이름을 연호하는 등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후보도 “국민들에게 ‘갑질’만 하는 박근혜정권으로부터 권력을 되찾아오려면 우리 당이 엄청 강해져야 한다”며 “대선 판에서 무슨 짓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 게 여당 정권”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박 대통령이 더민주 초선의원 6명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방중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이를 정략적으로 활용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냐”고 쏘아붙였다.

유력 대권주자이자 당내 최대 세력을 갖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구애도 이어졌다. 추 후보는 “경선 후에 후보를 끌어내리는 일이 없도록 대선경선불복방지위원회를 만들겠다”며 “국민이 지지하는 1등 후보를 흠집 내는 건 공정도, 혁신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경남 합동연설회에선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가 반성의 뜻으로 삼보일배했던 일을 거론하며 “그때 과오를 통합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 이제 용서해주시고 기회를 달라”고 친노(친노무현) 표심도 겨냥했다. 반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 후보는 “생각이 다르다고 패권을 가진 집단이 다른 집단을 배제하는 뺄셈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정권 교체가 확실한 이유는 당원들이 있고 무엇보다 강력한 대선주자가 있기 때문”이라며 “계파에 기대는 건 우리 당 대선 후보의 확장력을 감옥에 가두는 것”이라고 양쪽을 모두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전당대회 전까지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했던 문 전 대표가 오는 11일 부산시당 대의원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당위원장으로 내정된 최인호 의원의 참석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시당위원장 임명 후 진행되는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까지 지켜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합동연설회 후엔 제주도당·경남도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정기대의원대회가 열렸다. 제주도당위원장에 4·13총선 때 공천에서 탈락한 김우남 전 의원이, 경남도당위원장에 정영훈 진주갑 지역위원장이 선출됐다. 권역별 최고위원 5명은 시도당위원장 가운데 호선으로 선출된다. 여성 청년 노인 노동 민생 5개 부문별 최고위원은 각 부문의 전국위원장에 선출된 사람이 겸직한다.

제주=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