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수납장, 씽크대, 신발장에는 안에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 알기 쉽게 그림과 글씨를 이용한 스티커를 붙인다.’ ‘변기와 욕조 옆에는 밝은 색으로 눈에 잘 띄는 안전손잡이를 설치한다.’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2월 내놓은 ‘인지건강 주거환경 디자인’, 일명 고령화와 치매에 대비하는 디자인의 주요 사례다.
시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손잡고 지난 3개월 간 전국 289개 어르신 가구의 주거환경 개선에 이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9일 밝혔다. 공단이 장애·노령의 국가유공자 어르신 가구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전국 단위 주거환경 개선사업인 ‘나라사랑 행복한 집’ 사업에 디자인을 시범 도입한 것이다.
시가 지난해 2월 가이드북을 통해 전등 스위치와 전기 콘센트는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벽지와 대비되는 색을 입히고, 전등은 밝은 LED 조명으로 교체하는 등의 인지건강 주거환경 디자인을 제시했다. 화장실 변기는 눈에 잘 띄도록 밝은 색으로 교체하고, 단독주택의 경우 마루의 단차를 제거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 시는 이런 디자인이 어르신의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고 나아가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북은 이 디자인을 간결한 설명과 그림, 적용 전후 사진 비교 등 실제 사례 위주로 보여준다.
시는 하반기에도 보훈복지의료공단의 주거환경 개선사업 대상 240여 가구에 대해 이 디자인을 맞춤형 컨설팅하고 연말까지 총 530가구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또 실내 주거환경뿐만 아니라 외부공간, 의료·요양·복지 시설까지 포함하는 ‘인지건강 디자인 종합 가이드북’을 연말까지 제작해 온·오프라인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치매 예방 디자인 가구·변기에 입혀
입력 2016-08-09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