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위스베일의 한 교회에선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초등교사인 신부 제니 스테피언(33)은 아서 토마스(72)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토마스는 스테피언의 아버지도, 친인척도 아니었다. 다만 토마스의 가슴에는 스테피언의 아버지가 남긴 심장이 뛰고 있었다.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스테피언의 아버지 마이클은 2006년 10대 강도에게 총을 맞아 살해됐다. 10년 넘게 심부전증을 앓던 토마스는 살해 직후 여전히 뛰고 있던 마이클의 심장을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토마스에게 마이클은 생명의 은인이었다. 토마스는 스테피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인연을 이어갔다. 스테피언은 다정다감했던 아버지를 그렇게나마 떠올릴 수 있었다.
결혼을 앞둔 스테피언은 토마스에게 편지 한 통을 보냈다. “당신 속에 아버지가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 대신 제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입장해 줄 수 있나요?” 토마스는 흔쾌히 응했고 뉴저지에서 펜실베이니아로 날아와 결혼식에 참석했다. 신부가 된 스테피언은 토마스의 왼쪽 가슴에 손을 얹으며 “아버지의 ‘일부’를 느낄 수 있어 다행”이라고 기뻐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월드 화제] 父 심장 받은 노인 손잡고… 특별한 ‘신부 입장’
입력 2016-08-10 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