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을 맞아 항공기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크고 작은 항공기 사고가 잇따라 고객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이 무리한 증편을 하면서 항공기 정비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오후 1시2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하던 티웨이항공 TW282편의 여객기 꼬리 부분이 활주로와 부딪혔다. 일본 오사카를 출발한 항공기에는 당시 승객 176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첫 번째 착륙이 여의치 않아 다시 이륙했다 재착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는 조종사의 실수나 돌풍 탓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기체 결함 등으로 결항·지연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0시20분 승객 297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을 출발해 헬싱키로 가려던 핀에어 여객기가 정비 문제로 결항됐다. 이 중 20여명이 대체 항공기를 타지 못해 여행사인 모두투어와 핀에어 등에 항의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지난 5일에는 김포공항을 출발해 여수공항으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OZ8731편이 기체 결함으로 지연돼 3시간여 만에 이륙하기도 했다. 하루 전인 4일 오후 9시15분에는 제주에서 김해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OZ8002편이 연결편 지연으로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10시33분에 이륙했다. 해당 항공기는 오후 10시59분쯤 김해공항 관제탑에 착륙을 요청했지만 오후 11시∼오전 6시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된 ‘커퓨타임’에 걸리면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여객기의 앞바퀴가 고장 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지난달 29일 오전 11시57분쯤 일본 나리타공항(도쿄)을 출발해 제주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KE718편이 착륙 후 이동하던 중 앞바퀴 2개가 터졌다. 항공기에는 승객 147명이 타고 있었다. 지난달 27일에는 베트남 다낭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항공기에 뒷바퀴 바람 빠짐 현상이 발견되면서 18시간가량 출발이 지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의 무리한 증편을 각종 사고와 결항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9월 6일까지 김포∼제주 노선 94편을 증편키로 했다. 이스타항공도 8월 말까지 국제선 인천∼오사카 노선에 총 44편을 추가했다. 대한항공도 지난달 23일부터 8월 말까지 대형 항공기 위주로 편도 30편, 9625석을 추가 공급하고 있다.
정윤식 경운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정비사 인원은 제한돼 있는데 휴가철 무리한 증편으로 일이 많아지니 실수가 나오고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증편폭을 줄이고 정비인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
나사 빠진 항공사… 피서 가기 겁나네!
입력 2016-08-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