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익스트림 “한국 팬들은 말도 안 되게 멋졌다”

입력 2016-08-09 20:20
다음 달 내한공연을 펼치는 록그룹 익스트림. 왼쪽부터 케빈 피궤이레두(드럼), 누노 베텐코트(기타), 게리 셰론(보컬), 팻 배저(베이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기타 줄을 뜯듯이 튕기고 몸통을 툭툭 치면서 부르는 감미로운 사랑 노래 ‘모어 댄 워즈(More Than Words)’는 록 음악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도 익숙하다. 수많은 이들의 손에 기타를 들려준 이 노래는 미국의 록그룹 익스트림이 1991년 발표한 곡이다. 25년 동안 사랑받은 이 곡의 주인공들이 한국을 찾는다.

익스트림은 다음 달 25일 부산 소향씨어터와 27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2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공연에 앞서 진행된 이메일 인터뷰에서 보컬 게리 셰론은 “한국 팬들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놀라웠다. 우리의 모든 노래를 다 알고 따라 불렀고, 우리가 노래하는 소리가 잠길 정도였다”며 “말도 안 되게 멋졌다”고 말했다.

하드록 밴드 익스트림은 85년 결성돼 95년 해산됐다가 2008년 재결합에 성공했다. 멤버들의 개인 활동 중에도 기타리스트 누노 베텐코트는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펼쳤다.

2008년 재결합한 뒤 첫 내한공연을 가졌고, 2014년 새 앨범 ‘포르노그라피티 라이브(Pornograffitti Live)’를 발매했을 때도 한국을 찾았다.

수많은 밴드들이 몇 년을 버티지 못하는 와중에도 익스트림은 30년 동안 하드록신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50대인 지금도 여전히 탁월한 테크닉, 파워풀한 연주, 경쾌한 멜로디, 시원한 보컬을 보여주고 있다.

셰론은 “80∼90년대와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밴드가 살아남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음악만 놓고 보면 그건 열정과 관련된 것이기에 80년대나 지금이나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과 열정은 밴드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음악 팬들의 열정도 록밴드가 30년 이상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셰론은 “하드록이 차트를 지배하고 있지 않다는 게 헌신적인 팬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 세계 곳곳에서 훌륭한 팬들이 하드록과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불후의 명곡 ‘모어 댄 워즈’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물었다. 셰론은 “프레디 머큐리 추모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세상에서 가장 큰 무대에 올라서 퀸, 데이비드 보위, 로버트 플랜드, 로더 돌트리 등 우리가 존경해 온 아티스트들 앞에서 연주했던 그 공연은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셰론은 이번 내한공연에 대해 “몇 가지 예상 못한 곡을 준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익스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팬에게는 ‘데카당스 댄스(Decadence Dance)’ ‘레스트 인 피스(Rest in Peace)’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