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균(57·늘푸른교회) 장로와 이경범(58) 권사 부부는 지난달 특별한 여름휴가를 보냈다. 부부는 늘푸른교회 박규용 목사 및 성도들과 함께 지난달 11∼16일 필리핀 세부로 ‘컴패션 비전트립’을 다녀왔다. 이때 지난 2년 동안 후원한 아르필(12)과 센디에필(8·여) 트라조나 남매를 만날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 잠원로 늘푸른교회에서 지난 5일 만난 안 장로는 트라조나 남매와의 만남이 이산가족의 재회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름을 부르니 아이들이 뛰어오는데 감동 그 자체였죠. 아이들도 함박웃음을 지었고요.”
이 권사 역시 아이들과 만났던 순간을 잊지 못했다. 이 권사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밝고 순수한 게 행복하고 고마워서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안 장로는 2년 전 필리핀 만다우에 자파테라 지역의 컴패션어린이센터를 방문했다가 성경암송을 하고 있는 아르필을 만났다. 현지 교회 목회자가 “아르필 남매의 집안 형편이 어려운데 후원자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해 이들의 후원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안 장로는 “하나님이 남매와의 만남을 주선해주신 것 같았다”며 “지난달 아이들을 직접 본 뒤 매일 새벽 기도를 한다. 아이들이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군사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하나로텔레콤, 하나포스닷컴 등에서 대표이사 등으로 일한 안 장로는 2005년 퇴사했다.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던 그는 퇴사 후 막막한 시점에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다. 그는 “인생 후반전은 하나님의 인도하심대로 살겠다고 결단한 뒤 마태복음 6장 33절을 실천하기 위해 어린이 후원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컴패션과 기아대책 등을 통해 30명의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안 장로는 현재 코칭전문기업 ‘하우코칭’에서 경영자코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을 후원하려면 매달 100만원 가까운 금액이 필요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하나님은 후원금이 끊어지지 않도록 늘 채워주셨다”고 말했다. 평소 외식비를 2만원 이하로 제한하는 등 생활도 검소하게 한다. 안 장로는 “힘이 닿는 한 더 많은 아이들을 후원하고 싶다”며 “100∼200명을 후원하는 사람을 보면 도전을 받는다. 훗날 북한의 문이 열리면 북한 어린이를 섬기는 일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하나님 기쁘게 해드리는 군사로 성장했으면… 현재 30명 후원 북한 어린이도 섬기고 싶어”
입력 2016-08-09 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