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60대 흉기 휘둘러… 한센인 남녀 2명 숨져

입력 2016-08-09 17:42 수정 2016-08-09 21:21
전남 고흥 소록도 한센인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해 한센인 남녀 2명이 숨지고, 용의자도 자해를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한센인 마을은 그동안 원생자치회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 간 분쟁이나 갈등을 해결해 왔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한계를 드러냈다. 사고 당시 마을에는 치안센터 건물도 있었지만 상주 경찰관이 1명도 없어 치안공백에 대한 재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9일 흉기를 휘둘러 남녀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오모(6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씨는 이날 오전 4시45분쯤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한센인 마을에서 천모(65)씨와 최모(60·여)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같은 마을에 사는 한센인으로, 각각 수년간 홀로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씨가 먼저 천씨의 집을 찾아가 천씨를 살해하고 이어 인근 최씨의 집에서 최씨를 살해한 뒤 곧바로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씨는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고흥=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