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을 이체하는 모바일뱅킹이 대세가 돼가고 있다. 입출금과 자금이체로 창구를 찾는 고객은 이제 10명 중 1명뿐이다.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인터넷뱅킹이 40.2%로 가장 많았고, 현금지급기(CD)나 자동금융거래단말기(ATM) 이용은 38.2%, 텔레뱅킹 11.3%다. 얼굴을 보지 않는 비대면 거래 비중이 89.7%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분기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을 보면 6월 말 현재 모바일뱅킹 등록고객 수는 6976만8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시점의 5752만4000명과 비교하면 1년 새 1200만명 넘게 늘었다. 우체국을 포함한 16개 금융기관의 고객 수를 중복 합산한 결과다. 은행들이 비대면 거래의 핵심 전략으로 모바일뱅킹에 전념하면서 꾸준히 이용고객을 늘려온 덕분이다. 4∼6월 하루 평균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건수는 5284만건, 금액은 3조786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바일뱅킹에 PC뱅킹을 합쳐 인터넷뱅킹으로 부르는데, 6월 말 기준 인터넷뱅킹 등록고객 수는 법인 등을 포함해 1억1907만명 정도다. 3월 말에 비해 0.6% 줄어드는 이례적 결과가 나왔다. 옛 외환은행과 옛 하나은행이 전산통합을 거쳐 KEB하나은행으로 합쳐진 탓이다. 인터넷뱅킹 전체는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모바일뱅킹의 성장세는 여전하다. 이용건수 기준 모바일뱅킹과 PC뱅킹 비율은 6대 4로 스마트폰이 주도권을 확실히 넘겨받았다.
다만 대출이나 적금 가입 등 본격적인 금융 서비스는 아직 불붙지 못했다. 2분기 하루 평균 인터넷뱅킹 대출신청 금액은 409억원이었다. 우리은행 ‘위비 꿀마켓 예·적금’ 등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모바일 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 탐색 수준이다. 한은 전자금융조사팀 채규항 과장은 “아직까진 거액을 빌릴 때 모바일보다는 창구를 방문해 필요 서류를 확인하는 것을 은행과 고객 모두 선호하는 것 같다”며 “제출서류 간소화, 기술 보안 안전성 우려 불식이 모바일 활성화의 과제”라고 말했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쭉쭉 크는 모바일뱅킹… 하루 이용액 3조 넘어
입력 2016-08-09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