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갈수록 감동이 적어지는 이유는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속속들이 알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감동은 줄고 연민은 늘어나게 되는 것 같다. 상에 대한 것도 그렇다. 객관적인 기준이나 근거가 불분명해 의미가 퇴색된 상도 있고 권력에 따른 순수성이 떨어진 상이나 엉뚱한 사람에게 돌아간 찜찜한 수상 등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올림픽 메달 수상자가 시상대에 올라 왈칵 눈물 쏟는 모습에 진정한 감동이 따르는 이유는 뼈를 깎는 고도의 훈련과 무수한 실패를 극복하고 오랜 기간 성실과 인내와 노력으로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열망하는 목표를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즉각적 보상이 따르지 않는 장기 훈련을 의지력으로 극복하고, 경기장에서 내뿜는 선수들의 엄청난 기운은 경기를 보는 이들의 응어리까지 녹여내는 힘이 있어 서슴없이 기립박수를 보내며 잠시라도 짜릿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임한 그들이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경기에서 최고의 엘리트 선수임을 시상대에서 입증받는 순간이 선수에게는 최고의 보상이자 영광일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지 않고는 결코 거둘 수 없는 값진 결과에 존경심마저 든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인내하며 거둔 성공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적 가치가 있지 않을까. 무슨 일이든 일정 수준에 이른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나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을 수련하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고통을 인내하며 꿈을 성취해가고자 하는 열정의 뿌리가 내려져 있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사회에 희망과 도전을 주어야 할 것이다.
메달리스트의 노력과 투혼을 보며, 저들처럼 지옥훈련을 견디며 값진 열매를 맺은 짜릿한 경험이 있었던가 되돌아보니 숙연한 마음과 함께 부끄럽기도 하다. 그들의 개인적 성취가 곧 국가의 성취이니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이미 국가대표인 모든 선수들이 마치는 날까지 건강하게 선전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도한다.
글=김세원(에세이스트), 삽화=공희정 기자
[살며 사랑하며-김세원] 희망과 도전을 주는 수상자
입력 2016-08-09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