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빠지고 계파 망령 살아나고… ‘그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입력 2016-08-09 18:38 수정 2016-08-09 18:41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거물급 후보들이 불출마한 데다 해묵은 계파 갈등까지 노출되면서 ‘그들만의 잔치’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렸다. 4·13총선 참패 이후 제대로 된 당 쇄신책이 제시되지 못했고 폭염에 리우올림픽 기간이 겹치면서 컨벤션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친박(친박근혜) 주류는 유력 후보 세우기에 골몰했지만 난항을 거듭했다. 최경환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 이후 최다선 서청원 후보 추대로 방향을 돌렸으나 공천 개입 녹취록 사건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고심 끝에 서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고 출마 의지가 강했던 홍문종 의원도 뜻을 접었다. 결국 친박 꼬리표를 단 이주영 이정현 한선교 후보가 출마하면서 친박 표 분산 우려만 높아졌다.

반면 비박(비박근혜) 진영에선 정병국 후보가 김용태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냈다. 이후 주호영 후보가 당 안팎의 예상을 깨고 여론조사 결과에서 정 후보에 앞서 비박 단일후보 타이틀을 차지했다. 비주류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가 이 과정에서 촉매 역할을 했고 전대를 하루 앞두고 주 후보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친박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전대 막바지에는 ‘오더 투표’ 논란이 불거졌다. 비박계는 주 후보를, 친박계는 이정현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메시지가 나돌았다. 주 후보와 이 후보 측 모두 자발적인 지지 독려라는 입장이었지만 계파별 세 결집 움직임이 물밑에서 활발해진 건 사실이었다. 한 중진 의원은 9일 “이번 전대는 거물급 주자가 빠지면서 과거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고 계파 간 신경전도 있었지만 결국 인지도 싸움으로 흘러간 것 같다”고 말했다.

5명(여성 및 청년 몫 포함)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도 계파 대립 구도가 뚜렷했다. 친박계 조원진 이장우 함진규 후보와 비박계 강석호 정문헌 후보, 중립 성향의 정용기 후보가 경합했다. 여성 몫 최고위원 역시 ‘친박 최연혜 대 비박 이은재’ 구도였다. 이번에 신설돼 별도로 뽑은 청년 최고위원 경선에선 친박계가 유창수 후보를, 비박계는 이부형 후보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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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