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구은행, 한국 시각장애인들 위해 각막 공급 적극 협조”

입력 2016-08-09 20:48
생명을나누는사람들 상임이사인 조정진 목사(오른쪽)가 지난 6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주 앤아버에 있는 안구은행 ‘에버사이트’를 방문해 이 단체 케빈 로스 대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 제공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사장 임석구 목사)은 지난 6월 미국의 안구은행 ‘에버사이트(Eversight)’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MOU에는 한국에서 각막이식을 기다리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에버사이트가 각막 공급에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시각장애인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진 셈이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 이 같은 성과를 거둔 데는 이 단체 상임이사인 조정진(47) 목사의 공이 컸다. 조 목사는 지난 5월 말 미국으로 출국해 에버사이트와의 MOU를 이끌어냈다. 에버사이트는 미국 동부 지역에 5개 지사를 두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 안구은행 중 하나다.

조 목사는 9일 “이번 MOU를 계기로 더 활발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막이식이 필요한 시각장애인은 약 2000명에 달하지만 각막이 부족해 해외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MOU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빛’을 선물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조 목사는 약 10주간의 미국 일정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했다. 로스앤젤레스(LA)를 시작으로 뉴욕 워싱턴 등지에 있는 한인교회를 방문해 생명나눔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는 행사를 열었다. LA 하나교회(강성도 목사)와 뉴욕 후러싱제일교회(김정호 목사)는 각막이식 수술비로 써 달라며 각각 3000달러를 기탁하기도 했다. 한인교회 5∼6곳은 향후 후원 약정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은 미국에서 거둔 성과를 발판 삼아 ‘세계 한인 생명나눔네트워크’(가칭) 구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조 목사는 “미국 한인사회는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서 생명나눔 캠페인을 전개하는 단체가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이 사역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은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 소속 교회가 중심이 돼 2001년 12월 설립된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가 모태다. 2007년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으면서 명칭을 바꿨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은 그동안 전국 교회를 찾아다니며 사후 각막·장기기증을 독려하는 서약을 받아 기증희망자로 등록시키는 일을 했다. 현재까지 생명나눔 서약에 동참한 교인은 2만명이 넘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각장애인에게 수술비를 후원하는 활동도 벌였다.

조 목사는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 설립되기 전부터 생명나눔 운동에 투신한 목회자다. 감리교신학대를 나와 1996년 한 장기기증운동단체에 들어가 사역을 시작했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이 발족한 뒤에는 이 단체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생명을 나누는 일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가장 근사한 사역”이라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생명나눔 캠페인에 동참하면 자신의 신앙이 성숙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