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최종 판세는 ‘예측불허’다.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주류 친박(친박근혜)계가 밀고 있는 이정현 후보가 선두를 달려 왔다. 그러나 주호영 후보가 비박(비박근혜)계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며 가쁜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무성 전 대표도 막판 전폭 지원에 나섰다. 범친박계 이주영 후보의 조직 동원력과 전국적 지명도를 갖춘 한선교 후보의 기세도 만만히 보기 어렵다.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둔 8일 당권 주자들은 마지막 유권자인 대의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주 후보는 잠재적 대선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조찬회동을 갖고 지지를 요청했다. 주 후보는 “깨끗한 새 정치의 원조인 오 전 시장으로부터 혁신을 바라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는 방법을 조언 받았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주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게 (당에) 회초리를 든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의지지 선언에 대한 친박계 비판에 대해서는 “자기 얼굴에 침 뱉기” “사람 수준의 차이” 등의 거친 표현까지 쓰며 반박했다.
다른 후보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정현 후보는 오 전 시장에 대해 “누가 봐도 대권을 꿈꾸는 유력한 당내 인사로서 본인이 이런 일을 할 때는 정말 중립적 입장에서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느냐.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주영 후보는 “전대 날짜가 가까워지니 계파 망령이 다시 살아났다”며 비박계 단일화와 친박계 ‘오더 투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한선교 후보도 양측을 겨냥해 “오만한 계파 패거리 정치를 혼내 달라”고 했다.
전국 선거인단 투표가 전날 마무리되면서 전대는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었다. 남은 변수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와 9100여명이 참여하는 대의원 현장투표다. 여론조사 총 투표수는 현장투표 6만9817명에 반영 비율 7분의 3을 곱한 2만9922표다. 이를 후보별 지지율 순으로 배분한다. 10% 포인트 지지율 격차를 보일 경우 2992표를 더 가져가는 셈이다.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주영 한선교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결국 승패는 전날 실시한 전국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선거인단 투표율은 20.7%로 2014년 7·14전당대회 사전투표율 29.69%보다 낮지만 투표인단 수가 많아져 실제 투표자 수는 1만2125명 더 참여했다. 휴가철과 폭염, 브라질올림픽 등 여파로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선방이다. 양대 계파가 전대 막판 ‘오더 투표’ 논란까지 벌이며 표심 결집을 노린 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지도부는 내년 대선을 관리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된 만큼 당내 양 계파도 사실상 대권 경쟁 전초전에 임하듯 사활을 건 경쟁을 펼쳤다.
지역별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보이고 있는 대구·경북(TK)이 1만9326명에 달했다. 그러나 TK 표심은 친박계 표 결집을 등에 업은 이정현 후보와 대구 출신 주호영 후보가 양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1만6589명이 참여한 부산·울산·경남(PK)의 경우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 선언으로 주호영 후보가 우세했다는 관측이 많지만 이 지역 출신인 이주영 후보의 선전도 무시하기 어렵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나온 2만1037표는 4명의 후보가 분집했다는 분석이다.
글=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진=이동희 기자
전대 당일까지 판세 깜깜… 막판에도 치열한 계파싸움
입력 2016-08-09 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