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2세인 아키히토 일왕이 8일 고령으로 업무를 보기 어려워 왕위를 이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가 퇴위하면 에도시대인 1817년 고카쿠 일왕 이후 200년 만에 이뤄지는 일본 역사상 두 번째 생전 퇴위가 된다. 왕위는 나루히토(56) 왕세자가 잇는다.
‘평화주의자’ 아키히토 일왕의 왕위 이양 천명은 현행 평화헌법을 고쳐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바꾸려는 아베 신조 총리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2∼3년이 걸릴 왕위 이양 작업이 아베 총리의 개헌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10여분간 사전 녹화된 대국민 연설에서 “두 차례 외과수술을 받았고, 80세가 넘어 체력이 저하됐다”며 “상징적 존재인 일왕의 의무가 끊이지 않길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퇴위 의사를 천명했다.
일본헌법 1조에는 ‘천황은 일본국의 상징’으로 명시돼 있다. 상징적 지위 때문에 일왕은 국정에 관여할 수 없고 스스로 퇴위하겠다고 밝힐 수도 없다. 왕위 계승 등을 규정한 ‘왕실전범’은 양위를 규정한 절차가 없어 조기 퇴위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아베 총리는 “일왕의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왕위 이양을 정부 차원에서 본격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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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아키히토 일왕 “왕위 이양” 발표
입력 2016-08-08 17:43 수정 2016-08-08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