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독일과 아쉽게 비긴 한국은 8강 티켓 대신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멕시코와의 마지막 경기를 비기기만 해도 한국은 8강 진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비겨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기엔 멕시코는 강팀이다.
멕시코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디펜딩챔피언이다. 북중미 예선을 5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브라질, 독일과 함께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힌다. 2경기를 치른 현재 1승1무로 조 1위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다득점에서 뒤진 조 2위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 선수단을 국내파로 꾸렸다. 해외파가 빠졌지만 워낙 자국리그가 경쟁력이 있어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북중미 특유의 민첩하고 화려한 개인 기술에 플레이도 거침이 없다. 압박도 능하고 이르빙 로사노와 에릭 구티에레스 등이 버티고 있는 2선의 공격력도 강점이다. 한국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이들의 공격력은 매섭다. 특히 압박 능력이 수준급이다. 수비 불안을 보이는 한국으로선 부담스러운 상대임이 틀림없다. 독일 또한 멕시코 2선 공격수들의 움직임에 크게 흔들렸다. 특히 구티에레스는 절정의 골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피지전에서만 4골을 터뜨린 그는 한국 골문을 위협할 경계 대상 1호다.
다만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전 대회 우승의 주역 오리베 페랄타는 부상으로 한국전에서 뛰지 못한다. 핵심 미드필더 로돌포 피사로도 마찬가지로 팀을 떠나게 됐다. 피지전에서 페랄타는 코뼈 골절, 피사로는 종아리뼈 골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축구협회는 페랄타와 피사로를 스쿼드에서 배제하고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로 대체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으로선 호재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멕시코는 한국전에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낼 경우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하는 한국과 달리 멕시코는 8강 진출을 위해선 꼭 우리나라를 이겨야 한다. 현재 한국은 2경기 11득점 3실점, 멕시코는 7득점 3실점을 기록 중이다. 전력상 독일이 피지를 압도적인 점수차로 제압할 게 예상되는 가운데 불안한 건 멕시코다.
한국은 앞선 경기들을 통해 희망을 보여줬다. 충분한 자신감도 얻었다. 수비 불안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수비력 자체의 문제보다는 잦은 패스 미스가 원인이었다. 상대 압박에 대한 대비, ‘비기기보다 이긴다’는 생각만 한다면 충분히 멕시코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태용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비겨도 8강’이란 의견에 선을 그으며 “마지막 경기, 무조건 승리를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긴다고 생각하면 1분을 남기고도 질 수 있다. 절대 비기려고 하면 안 된다”며 “선수들과의 미팅에서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 조 1위로 8강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콜롬비아와 비기면서 자력 8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일본은 B조 2차전 콜롬비아전에서 2대 2로 비기며 1무1패, 승점 1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일본은 남은 스웨덴전에서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둔 뒤 콜롬비아가 나이지리아에 패하길 기대해야 한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독’에 걸린 8강行… 한국축구, 멕시코 반드시 잡는다
입력 2016-08-09 0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