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본말전도” 비판에… 中 “적반하장”

입력 2016-08-08 18:04 수정 2016-08-08 18:06
청와대가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공격을 ‘본말전도’라고 비판하자 중국 관영매체는 다시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중국은 지난주 ‘한국 보복론’을 들먹일 때와는 달리 거친 표현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공세에 앞장섰던 환구시보는 8일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태도는 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도타일파’(적반하장)와 같은 것”이라며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를 긴장시킨 책임을 북한과 중국에 전가한다”고 주장했다. 뤼차오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를 잠재적인 적으로 만들 경우 한국의 국제적 환경이 악화돼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꾐에 빠져 바보짓을 했다”고 강변했다.

환구시보는 또 익명의 자국 전문가를 인용해 “청와대의 논리는 특별히 새로운 것이 없다”며 “한국은 사드는 배치하되 한·중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것을 희망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격이 한국의 예상을 뛰어넘어 한국 외교를 곤경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청와대 발표를 논평 없이 보도하면서 지난달 13일 사드 배치 발표 당시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중국 입장을 재확인했다. 루캉 대변인은 당시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스스로의 합리적 이익을 위해 단호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 프로세스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사드 배치는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중국을 포함한 이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안전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주말 이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관영 CCTV의 사드 관련 칼럼, 보도는 현저히 줄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사드 문제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서는 한편 다음달 3∼4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서히 ‘G20 모드’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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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