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팔리지만 없어서는 안 될 ‘착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일부 제품은 팔수록 오히려 손해지만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BYO 피부유산균 CJLP133’ 제품을 다음 달 3∼4일 경기도 양주에서 열리는 ‘아토피 환아 가족캠프’에 후원한다고 8일 밝혔다.
BYO 피부유산균은 2013년 CJ제일제당이 피부 가려움증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위해 7년을 투자해 개발한 제품이다. 당시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원이 아토피 질환으로 괴로워하는 자녀를 보고 김치 유산균 3500개 균주 중 피부 가려움증에 효과가 있는 유산균을 찾아내 제품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이 섭취해도 효과가 있지만 특히 아토피 질환을 겪는 사람들의 가려움증 해소에 효과가 있다. CJ제일제당은 아토피 환아를 위한 쿠킹클래스를 비롯해 유산균 강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또 유전적 조건으로 단백질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선천성 대사이상(PKU)’ 환아들을 위해 ‘햇반 저단백밥’을 만들고 있다. 일반 햇반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10분의 1에 불과한 제품으로 국내 200여명의 환아를 위해 만들어졌다. CJ제일제당이 이 제품을 개발하는 데 들인 비용은 8억원이지만 연간 매출액은 5000만원 미만이다. ‘돈 안 되는 제품’이지만 제품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매일유업도 모유를 먹을 수 없는 PKU 환아를 위해 ‘PKU-포뮬러’ 등 특수 분유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제품 유통기한이 짧고 소비 인구는 적지만 이윤과 무관하게 아기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생산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베지밀 등 식물성 식품을 생산하는 정식품은 환자용 영양식 제품인 ‘그린비아’를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수익보다는 제품 생산에 의미를 두고 만들어지는 제품이다. 특히 소아용 영양식 시장은 규모가 작고 수요가 한정돼 있어 수익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환자 영양식 시장을 값비싼 수입산 제품이 점령한 탓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출시됐다.
조산아·저체중아가 늘어나면서 ‘이른둥이’를 위한 전용 기저귀도 등장했다. 유한킴벌리는 일반 체중의 아이들보다 작고 피부가 연약한 이른둥이들을 위한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0단계’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따로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생산 비중이 적어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출시된 제품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적게 팔리지만 반드시 필요, 만들어 팔수록 되레 손해지만… 소수를 위한 ‘착한 제품’ 만드는 기업들
입력 2016-08-09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