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역도 영웅’ 엄윤철, 2연패 좌절

입력 2016-08-08 18:07 수정 2016-08-08 23:49

북한의 ‘역도 영웅’ 엄윤철(25·사진)이 최룡해(66)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보는 앞에서 올림픽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최 부위원장은 시상식도 보지 않고 황급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엄윤철은 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센트루 파빌리온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역도 56㎏급에서 인상 134㎏, 용상 169㎏ 합계 303㎏을 들었다. 올림픽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확신했다.

그러나 그의 기록은 곧바로 깨졌다. 중국의 룽칭취안(26)이 용상 3차 시기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4㎏이나 많은 170㎏을 들어올리며 합계 307㎏ 세계신기록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관중석에는 ‘북한 서열 2위’ 최 부위원장이 앉아 있었다. 엄윤철이 이번 대회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겨줄 확실한 후보였기에 북한 응원단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 부위원장은 시상식도 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엄윤철은 체구는 작지만 남자 역도 56㎏급의 최강자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북한 영웅으로 등극했고 2013∼2015년 세계선수권을 3년 연속 제패했다. 그러나 이날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은메달에 머문 그가 경기 후 한 말은 “금메달을 못 땄으니 저는 영웅이 아니다”였다.

첫 단추를 꿰지 못하면서 북한 선수단의 ‘금빛 사냥’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북한은 사격 수영 양궁 역도 유도 육상 레슬링 체조 탁구 등 9개 종목에 모두 31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역대 최고 성적인 런던올림픽(금4·동2, 종합 20위)의 영광을 넘어 금메달 5개를 정조준하고 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