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기독교인의 휴가

입력 2016-08-08 20:24

열왕기상 19장의 주인공 엘리야 선지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그는 바알 선지자 450명과 대결해 불로 응답 받은 선지자였습니다. 그는 갈멜산 승리 직후에 갈멜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고 결사적인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내걸었던 그의 기도에 하늘 문을 여시고 그토록 간절하게 기다렸던 비를 허락해주셨습니다. 문제는 사역이 진행되는 동안 안식의 시간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처럼 쉼 없는 열정적인 사역은 탈진을 가져왔습니다. 로뎀나무 그늘에서 쉬는 동안 그는 인생과 사역마저 포기할 정도에 이르게 됐습니다. 지나친 열심과 일중독이 탈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왕상 19:10).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사역 현장에서 지나친 열심을 보이다가 몸과 마음이 탈진해 좌절하거나 낙심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분주한 사역 가운데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 역시 하나님 나라를 세워 나가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헌신했고 분주하게 사역했습니다. 그로 인해 “음식 먹을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사역했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그 분주함으로부터 조용한 휴식과 안식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열심히 사역하고 잠시 동안 휴식시간을 갖는 것을 무조건 유흥문화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안식은 창조적인 새로운 사역의 장을 준비하는 계기가 됩니다. 잠시 쉬는 동안 하나님께서 그동안 밀려왔던 모든 피로들을 말끔하게 씻어내는 은혜를 주십니다. 또한 사역을 계속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십니다. 물론 순교나 순직도 존귀하고 아름다운 일이지만 은퇴 때까지 건강관리를 잘 해서 끝까지 충성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고 소중한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휴가를 보내야 할까요. 조용한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막 6:31)고 하십니다. 지나치게 많은 인파가 몰린 곳에 가게 되면 몸과 마음이 더욱 피곤해집니다. 일상에서 멀리 떠나 한적한 곳에 가서 몸과 마음을 충분히 쉬면서 그동안 했던 일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또한 기간이 너무나 길어서도 안 됩니다. 길고 지루한 휴가는 인간을 게으름과 향락에 빠지게 합니다. 창조적인 인생을 영위하는 자들에게 효과적인 사역을 위한 적당한 재충전의 시간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충분한 휴식과 음식으로 체력을 보강해야 합니다.

육체적인 몸의 저하는 영적 침체에 빠지게 합니다. 수넴 여인은 엘리사 선지자가 자신의 동네에 올 때마다 그를 초청해 맛있는 음식으로 격려했을 뿐만 아니라 서재와 안락한 침상을 제공해 사역을 뒷바라지했습니다.

사역자는 무엇이나 감당할 수 있는 슈퍼맨이 아닙니다. 인간의 육체는 한계가 있습니다. 용량이 초과되면 피곤이 몰려옵니다. 피곤하게 되면 만사를 제쳐놓고 무조건 쉬어야 합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창조적인 사역을 준비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김성천 목사 (여수제일교회)

◇약력=△현 CTS전남방송 이사장, 광신대·총신대 신대원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