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힘드니 의사당이라도”… 공화당의 ‘脫트럼프 전략’

입력 2016-08-07 18:34
미국 뉴저지주 아틀랜틱에 있는 트럼프 타지마할 카지노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측은 지난 3일 이 카지노가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AP뉴시스

출구전략을 짜는 걸까.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았는데 미국 공화당이 ‘플랜 B’(첫째 안이 실패할 경우 실행할 두 번째 계획)를 고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 전략가들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대권을 차지했을 경우에 대비해 ‘의회에 공화당원이 많아야 한다’는 취지의 광고를 제작하려 한다는 것이다. NYT는 공화당이 “클린턴과 두 자릿수 지지율 차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 대신 같은 날 열리는 상·하원의원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8일에는 대선과 함께 상원의원 전체 100명 중 3분의 1인 34명과 하원의원 435명을 뽑는 선거도 치러진다. 현재 공화당은 54석으로 상원 과반이지만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초조한 분위기가 감돈다. 부통령이 상원의장을 겸하기 때문에 대선에서 클린턴이 이긴다면 4석만 빼앗겨도 상원 다수당과 대통령 자리를 모두 민주당에 넘기게 된다.

대표적 스윙스테이트인 뉴햄프셔,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에선 트럼프의 지지율이 현역의원 지지율보다 낮아 고민이 더 커졌다. ‘옷자락 효과(coattail effect)’ 때문이다. 옷자락 효과는 유권자들이 투표용지 맨 위에 적힌 대통령 후보를 택한 뒤 연방 상·하원의원도 대통령과 같은 당 후보를 밀어주는 경향을 말한다.

때문에 트럼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원들은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대 경합주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의 패트릭 투미 상원의원은 최근 TV광고를 내고 “유권자는 대선과 상원의원 선거에서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를 찍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힘을 쏟아줄 것을 독려했다. 론 존슨(위스콘신) 상원의원과 데이비드 영(아이오와)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지역구를 방문했을 때도 다른 곳에서 따로 행사를 가지면서 각개전투에 나섰다.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신 다른 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원도 잇따르고 있다. 3선인 스콧 리겔(버지니아) 하원의원은 지난 5일 트럼프 대신 자유당 게리 존슨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의원이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지난 2일 “트럼프는 공화당에 봉사하기에도, 미국을 이끌기에도 부적합하다”며 클린턴 지지 선언을 한 리처드 한나(뉴욕) 하원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