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괜찮아…] 주종목서 쓴잔… 박태환 도핑 징계 후유증 컸다

입력 2016-08-07 18:09 수정 2016-08-07 21:36
한국 수영 대표팀 박태환이 6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수영장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경기를 마친 뒤 수건으로 몸을 닦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기회를 어렵게 얻었는데….”

경기가 끝난 뒤 박태환(27)이 아쉽다는 말을 반복하며 고개를 숙였다. 도핑과 징계, 이를 놓고 벌인 대한체육회와의 갈등을 딛고 어렵게 출전한 올림픽이었다. 그는 6일(현지시간)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탈락했다.

스타트는 좋았다. 3번 레인에서 물살을 가른 박태환은 출발 반응 속도 0.64초로 6조 8명 중 가장 빨랐다. 덕분에 첫 50m 구간을 26초13으로 먼저 돌았다. 하지만 레이스 중반 3∼4위로 처지더니 결국 3분45초63의 기록으로 조 4위를 기록했다. 전체 참가 선수 50명 중 10등으로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진출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 당시 기록한 3분44초26에도 미치지 못한 아쉬운 성적표였다.

남자 자유형 400m는 박태환의 주종목이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이 종목 1위를 기록해 한국 올림픽 역사상 첫 수영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12년 런던대회에서는 예선 실격 파동을 딛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순위권에 들어 이 종목 3회 연속 메달 획득을 꿈꿨으나 안타깝게 결선 진출의 문앞에서 미끄러졌다.

박태환의 스승인 노민상 전 수영국가대표팀 감독은 경기를 지켜본 뒤 “4년을 준비해도 안 되는데, 그동안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초반에 쑨양(중국)에 잘 붙어가서 안심했는데 막판에 태환이 특유의 스타일이 안 나왔다. 그동안의 준비 부족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아쉬워했다. 박태환은 도핑 여파로 국가대표 자격을 두고 대한체육회와 다투면서 2년간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박태환이 탈락한 남자 자유형 400m에서는 호주의 맥 호튼(20)이 3분41초55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베이징과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안겨준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다시금 올림픽 3연속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