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문 닫는 자영업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앞길은 더 막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업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임금근로자들이 창업에 뛰어들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부정청탁 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의 영향으로 음식업종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 임진 연구위원은 7일 ‘최근 자영업 고용 현황 및 시사점’에서 “영세 자영업자뿐 아니라 사업체 규모가 큰 자영업자인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까지도 줄어들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영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며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 자영업이 집중된 업종이 어려워진 게 시차를 두고 자영업자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이 전 산업의 부가가치(명목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0.7%에서 지난해 10.0%로 하락했다.
임 연구위원은 자영업에 불리한 요인이 여러 방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소득은 줄고 부채는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봤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겐 타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은퇴인구의 창업열풍으로 자영업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실직자가 늘어날 경우 소규모 창업시장의 경쟁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임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6%에 달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도 30.6%로 전년(27.9%)보다 2.7% 포인트 상승했다. 자영업자들이 한 달에 300만원을 벌면 100만원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부채와 관련해 채무불이행 등 위험성이 가장 큰 고위험군 계층으로 직업별로는 자영업자, 소득 분위별로는 1·2분위의 저소득층, 연령별로는 40대 비율이 높다고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업종 기업의 3년 생존율은 각각 33.7%와 28.5%로 전체 기업의 3년 생존율 평균(38.2%)에 비해 크게 낮다”며 “소득이 줄고 폐업이 늘어나면 자영업자의 재무건전성이 임금근로자에 비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자영업자 소득 줄고 부채는 늘어날 우려”
입력 2016-08-07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