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승패를 좌우할 선거인단 투표가 7일 실시됐다. 전국 252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투표는 총 34만7506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전당대회 당일 투표하는 9000여명의 대의원을 제외한 당원들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친박후보 3명(이정현 이주영 한선교)과 비박후보 1명(주호영)이 맞붙은 대표 경선 최종 승자는 당원·대의원 투표(70%)와 7∼8일 이틀간 실시되는 여론조사(30%) 결과를 합산해 가려진다. 그런 만큼 당락의 윤곽은 비중이 가장 큰 어제 투표로 사실상 판가름났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대표는 이전 대표와는 격이 다르다. 14년 만에 부활하는 단일지도체제의 대표로 권한이 더 세졌다. 또 내년 대통령 선거 승리를 통해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도 져야 한다. 이처럼 중요한 전당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주목을 끄는 데 실패했다. 비단 서청원 의원 등 중량급 인사들이 줄줄이 출마를 포기한 탓만은 아니다. 총선 패배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성찰 위에 혁신 경연장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국민적 기대감이 여지없이 무너진 이유가 훨씬 크다.
친박·비박의 계파투쟁 속에 혁신과 개혁은 처음부터 설 자리가 없었다. 비박은 오로지 경선 승리를 위한 후보 단일화 등 정치공학에만 몰두했고, 친박은 비박후보 단일화를 야합으로 몰아가기 바빴다. 양측의 대립은 급기야 선거인단 투표 당일 오더 논란으로 비화됐다.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해 전국적으로 ‘오더 정치’ ‘리모트 정치’가 횡행했다는 거다. 이 같은 줄세우기 등 정당민주주의를 황폐화시키는 구태정치를 척결하기 위해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 게 아니었던가.
항간에는 “새누리당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육참골단의 개혁 의지를 보여줘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든 판에 도토리 키재기식 당권싸움만 벌이니 시나브로 존재감이 없어지는 건 당연한 노릇이다. 새누리당이 위기라면서 당의 진로나 비전에 대해 얘기하는 대표 후보는 없다. 그저 네 탓만 있을 뿐이다. 개혁과 혁신, 새누리당엔 마이동풍이다. 분명한 건 지금처럼 하면 내년 대선에서 패한다는 사실이다.
[사설] 끝까지 혁신 기대 저버린 새누리 대표경선
입력 2016-08-07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