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 유원지가 아트밸리로! ‘가나아트파크’ 10년의 도전 결실

입력 2016-08-07 19:29
개관 10주년을 맞이한 경기도 양주시 장흥 가나아트파크 전경.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족 관람객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가나아트파크 제공
목수 김진송의 ‘목마와 책벌레 이야기 놀이터’(위)와 석철주·이정희 부부의 ‘화가 할아버지의 수상한 하루’ 전 출품작.
10년 전만 하더라도 러브호텔과 술집으로 불야성을 이룬 유흥지였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일대가 그랬다. 여름철이면 계곡에서 먹고 마시는 행락객으로 붐볐다. 하지만 복합 문화예술 공간 가나아트파크가 2006년 개관한 이후 아트 밸리로 탈바꿈했다. 미술관과 야외 조각 전시장 등이 들어서면서 가족 문화나들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1984년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건립된 토탈미술관을 인수해 개관한 가나아트파크는 미술관, 조각공원, 체험관, 공연장, 어린이놀이터, 아틀리에, 카페, 아트숍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물 외관과 실내장식은 세계적인 설계자 반 시게루가 맡았고, 아틀리에는 루브르박물관과 대영박물관의 내부설계자 장 미셸 빌모트가 담당했다.

처음에는 유원지로 더 익숙한 이곳까지 관람객이 찾아올까 우려도 있었지만 알차고 좋은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연간 10만명 가족단위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006년 5월 아트파크 개관 전시를 시작으로 2007년에는 목수 김진송이 ‘목마와 책벌레 이야기’라는 이름의 야외 놀이터를 마련해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며 랜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

전시장은 블루, 레드, 옐로 등 세 가지 색깔별로 다양한 장르의 기획전을 열었다. 일본 섬유미술가 토시코 맥아담의 작품을 놀이터처럼 꾸민 ‘에어 포켓’과 ‘비밥’이 들어서고, 조각가 한진섭의 동물가족, 문신의 불꽃조각, 부르델의 정원이 설치되면서 유수 미술관의 규모와 위용을 갖추었다. 아트마켓 ‘쨈’ 등 작가와 관객의 소통을 위한 행사도 마련했다.

어린이를 위한 미술관은 두 가지다. 가나어린이미술관은 예술체험 놀이터와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입체파의 선구자 파블로 피카소(1881∼1973)와 관련된 작품 100여점을 선보이는 피카소어린이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피카소 상설 전시관이다. 판화, 드로잉, 도자기, 사진 등 전시와 함께 다양한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나아트파크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예술아카데미 ‘눈코입 미술관’을 마련했다. 8월 한 달간 금·토·일요일에 10명씩 총 120명의 소외계층 어린이를 초대한다. 현대미술작품을 이해하고 전시 관람 예절을 배우는 ‘호기심 미술관 탐험’, 가나아틀리에 입주 작가와 함께 다양한 재료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나도 예술가’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화가 남편의 일상을 아내의 감성으로 그려낸 ‘화가 할아버지의 수상한 하루’ 전은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석철주 작가의 부인인 일러스트 동화작가 이정희씨가 남편에게 헌정한 동화책 ‘화가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기획된 전시다. 동화책의 원화 전시와 ‘신 몽유도원도’ ‘생활일기’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석철주 작가의 실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9월에는 가나아트파크의 10년 사진공모전, 10월에는 아틀리에 작가와 함께하는 사생대회, 매월 마지막 일요일 가족과 함께 찾는 아버지에게 무료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슈퍼맨 데이’도 열린다. 원정선 가나아트파크 대표는 “인간과 자연, 예술과 인간, 자연과 예술의 공존을 모토로 체계적인 예술 프로그램을 계속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031-877-0500).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