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첫 승전보… 대장정 나선 한국 선수단에 큰 힘

입력 2016-08-06 04:00
손흥민(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C조 조별리그 피지와의 1차전에서 후반 27분 페널티킥으로 한국의 5번째 골을 넣은 뒤 류승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피지전에서 시원한 소나기골이 쏟아졌다. ‘신태용호’의 첫걸음이 가뿐하다. 다음에 만날 상대는 ‘전차군단’ 독일이다. 독일은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신태용 감독은 “독일을 꺾으면 8강행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총력전으로 나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4일(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피지와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류승우(23·빌레펠트)의 활약을 앞세워 8대 0으로 크게 이겼다. 1승(승점 3·골득실 +8)을 기록한 한국은 이날 2대 2로 비긴 독일과 멕시코(이상 승점 1·골득실 0)를 제치고 조 선두로 나섰다.

한국은 남녀 통틀어 올림픽을 포함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세계대회에서 최다골 차 승리를 거뒀다. 또 각급 대표팀 국제경기 최단 시간 3골(1분 45초 동안 3골)을 터뜨렸다.

전반 32분 류승우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한국은 후반에만 7골(권창훈 후반 16분·후반 17분, 류승우 후반 18분, 손흥민 후반 27분, 석현준 후반 31분·후반 44분, 류승우 후반 48분)을 몰아치며 대승을 거뒀다.

신 감독은 피지전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공격할 것을 주문했다”며 “독일과 멕시코전을 지켜보면서 비기길 바랐는데 그렇게 이뤄져서 기분좋다. 독일전에선 피지전과 다른 포메이션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7일 독일과 2차전을 치른다. 독일전은 조별리그 최대 분수령이다. 축구 강국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 멕시코를 맞아 끈끈한 전력을 펼쳐 보였다. 멕시코가 골을 넣을 때마다 따라붙었다. 약점도 드러냈다. 수비진은 멕시코의 측면 돌파와 빠른 패스에 고전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는 세르주 나브리(21·아스날)가 꼽힌다. 전반 중반 교체 투입된 그는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독일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13분 멕시코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1대 1 동점을 만드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A대표팀 감독은 “과거 독일 대표팀에서 함께 뛰던 호르스트 흐루베시 감독은 공격 성향이 강해 한국은 수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 같다”며 “독일이란 이름 때문에 너무 겁 먹거나 긴장하지 말고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나의 조국 독일을 사랑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10일 3차전을 치를 멕시코도 독일처럼 공수전환이 빨랐다. 순간적으로 뒷공간을 파고드는 침투 패스는 위협적이었다. 특히 90분 내내 지칠 줄 모르고 뛰는 체력은 부러울 정도였다. 멕시코 선수 중에선 공격형 미드필더 이르빙 로사노(20·파추카)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그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개인 돌파로 독일 수비진을 괴롭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