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의 부인 호칭(63) 여사가 최근 미국 국빈방문 때 들고 간 소박한 파우치(손가방)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5일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호 여사는 지난 2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를 만날 때 파란색 바탕에 흰색 공룡 무늬가 빼곡히 새겨진 파우치를 들고 있었다. 처음에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됐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미셸 여사에 비해 호 여사의 옷과 액세서리가 너무 소박하고 촌스럽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 파우치가 자폐 학생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혹평은 쑥 들어갔다. 싱가포르 최초의 자폐아 특수학교 ‘패스라이트’에 다니는 시토 셩지에(19)라는 학생이 파우치를 디자인했다.
패스라이트는 학생들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 파우치 가격은 단돈 14.80싱가포르달러(1만2250원)다.
호 여사는 최근 이 학교 후원행사에서 파우치를 구입했다. 호 여사가 구매한 사실이 알려진 뒤부터 파우치는 하루에 200개씩 팔려나가고 있다. 패스라이트 교장 린다 고는 “호 여사가 미국에 파우치를 가져갈 줄 몰랐다”며 “대단한 국제무대에 그렇게 싼 가방을 들고 간 것을 보면 호 여사의 자신감과 진정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호 여사는 미 스탠퍼드대 출신 금융인으로, 자산 가치가 2660억 싱가포르달러(220조원)에 달하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다. 첫 번째 부인과 사별한 리셴룽(64) 총리와 1985년 결혼했다.
천지우 기자
싱가포르 자폐 소년이 만든 1만2250원짜리 ‘공룡 손가방’ 화제
입력 2016-08-05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