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염 식힐 올림픽 낭보 기대한다

입력 2016-08-05 18:20
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의 성화대에 성화가 오르면서 16일간의 인류 최대 축제의 막이 올랐다. ‘새로운 세계(New World)’를 공식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리우 하계올림픽에는 207개국에서 1만500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120년 올림픽 역사는 여러 차례 정치적 간섭과 논란으로 얼룩졌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 도핑을 시도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러시아의 대회 참가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이 올림픽 유치 과정에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올림픽 주최 도시 리우의 준비 부족, 지카바이러스 감염 위험, 수질 오염, 안전 비상 등은 더욱 심각한 우려를 자아냈다. ‘가장 무질서한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혹평이 나왔다.

하지만 이 모든 소음을 뒤로하고 경기 자체에 집중할 때다. 4년간 땀 흘리며 대회를 준비해 온 선수들의 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은 이 모든 논란을 뛰어넘을 가치가 있다. 정도는 덜하지만 지난 베이징·런던 올림픽을 앞두고도 여러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경기를 통해 화합과 조화의 분위기가 한껏 고양됐다. 이번에도 모든 선수가 시상대에 서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공정한 룰 아래 소속 국가와 자신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한국은 204명의 선수가 24개 종목에 출전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경기침체 장기화,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 같은 어두운 소식에 지친 국민들에게 리우발 낭보는 위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인기 종목과 메달에만 눈을 돌릴 것은 아니다. 비인기 종목의 선수와 시상대에 서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도 응원과 박수를 보내자. 무엇보다 폭염과 모든 무거운 뉴스를 뒤로하고 땀과 눈물의 감동 드라마에 빠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