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한 한국’ ‘한강의 음모’… 中 매체 연일 사드 폭격

입력 2016-08-06 04:51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가 한류 스타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WSJ 캡처

중국의 관영 매체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결정에 반발해 점점 더 거친 표현으로 한국을 비난하고 나섰다. 전방위 공세라고 할 만큼 관영 매체 전체가 동원돼 입을 맞춘 듯 융단폭격을 퍼붓는 양상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5일자 칼럼 ‘종성(鐘聲)’에서 “안보 문제에 관한 한 중국에 위협이 되는지와 안 되는지는 파란색 파와 하얀색 두부를 구분하는 것만큼이나 쉬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북아 후방까지 침투할 수 있는 사드 레이더로 데이터를 축적할 경우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은 물론 중국의 전략적 억지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선택은 너무 경솔했고 제멋대로였다”고 비난했다. 또 사드가 북한 핵을 겨냥한 것이라는 한국 정부와 언론의 지적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규정했다.

‘종성’은 전날 칼럼에서는 “차후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과 미국이 예측하지 못하고 감당하지 못할 ‘반격 조치’로 사드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광명일보도 이날자 보도에서 사드 배치를 ‘한강의 음모’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이 중국과 한국의 관계 악화를 노리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북 지역에서 지지율이 40% 이하로 떨어졌다”고 소개하면서 한국 내 사드 반발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해외판은 특히 “필리핀과 대만 등도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등 도미노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면서 “한국에 강한 분노를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해외판은 한 개면 전체를 사드에 대한 비판적 칼럼과 기사로 할애했다.

전날 신화통신도 경북 성주 지역에 대한 르포 기사를 통해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차이나데일리도 이날자 사설에서 “중국을 등 뒤에서 찔러놓고 어떻게 중국에 좋은 것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사드 배치는 북한 제재와 관련한 중국 등의 연합전선에 죽음을 선고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해외 언론은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한류 스타들에 대한 중국 측의 제재 움직임에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때문에 춤과 노랫소리를 멈추게 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드 때문에 한국의 K팝 스타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중국이 한국 가수들과 배우들의 중국 내 홍보 행사를 은밀히 막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들 연예인이 소속된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구체적으로 배우 김우빈과 가수 수지의 이번 주 토요일 베이징 팬미팅이 취소 위기이며 일요일에 예정된 배우 이준기의 영화 홍보행사도 차질을 빚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자 발급을 통제하거나 주최 측에 행사를 취소할 것을 종용하는 식으로 중국 정부가 이들 문제에 개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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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