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양위 절차 본격화

입력 2016-08-05 18:17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아키히토(82) 일왕이 ‘생전 퇴위’ 의향을 밝히면 이를 수용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퇴위 상황을 준비하기 위한 전문가 기구도 설치하기로 해 왕위 이양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키히토는 오는 8일 퇴위 의향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아키히토는 지난달 중순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공무에 부담을 느껴 생전에 왕위를 장남인 나루히토(56)에게 넘길 의향이 있다고 궁내청 관계자에게 밝힌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아키히토가 8일 퇴위 의사를 밝히면 그날 바로 기자와의 답변 형식을 빌려 정부 차원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고 NHK방송과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왕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베 총리는 각계 대표로 구성된 ‘지식인 회의’를 설치해 퇴위 절차를 진행시킬 방침이다.

아키히토는 퇴위 입장을 생방송이 아닌 준비한 문서를 낭독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 메시지로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퇴위’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물러나겠다는 의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언론들은 내다봤다. 발표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영문으로도 배포하기로 했다.

다만 아키히토가 퇴위 의향을 밝혀도 올해 당장이 아닌 ‘수년 내’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아키히토의 퇴위에 대해 교도통신이 긴급 전화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일본 국민 85%가 “생전 퇴위를 용인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이날 보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