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5일 애플뮤직의 국내 서비스를 전격적으로 시작했다. 풍부한 해외 음원을 보유한 반면 국내 음악은 적어서 ‘반쪽’짜리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뮤직은 애플이 운영하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 세계 150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애플뮤직의 국내 이용료는 월 7.99달러다. 가족(6인) 회원은 11.99달러다. 미국 가격(월 9.99달러, 가족 14.99달러)보다 각각 2달러와 3달러 저렴하다. 여기에 애플은 3개월 무료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아이폰 사용자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도 애플뮤직 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애플뮤직의 장점은 방대한 음원 보유량이다. 비틀스 음원을 비롯해 3000만곡 이상의 음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음원 서비스 1위인 멜론의 경우 약 1000만곡을 서비스한다. 국내 음원 서비스에서 쉽게 들을 수 없었던 해외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뮤직은 국내 사용자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반대로 국내 음악은 숫자가 적다는 불만도 나온다. 애플은 지난 6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음원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가수 음원 전체의 25%를 보유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CJ E&M, KT뮤직 등 주요 음원 공급 업체와 계약을 하지 못했다.
국내 업체들은 애플이 국내 상황을 무시하고 무리한 요구를 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업체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의 저작권료 징수 규정에 따라 책정 가격의 60%를 저작권자에게 지불한다. 하지만 애플은 예외적으로 판매 가격의 70%를 지불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음원 업체들은 “애플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할인하면 그 비율에 맞춰 대가를 정산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업체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긋나는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애플의 수수료 정책도 업체 간 갈등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음원 업체들에 가격의 30%를 수수료로 요구하고 있다. 멜론, 벅스, KT뮤직 등 국내 사업자들은 애플스토어에 입점하면서 애플보다 30% 높은 가격에 팔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에서도 스포티파이가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불합리하다며 사용자들에게 앱이 아닌 스포티파이 웹 사이트에서 결제하도록 유도한 바 있다. 하지만 애플이 스포티파이 앱을 삭제하겠다고 경고하고 앱 업데이트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을 반독점 혐의로 소송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애플뮤직, 전격 국내 서비스… 한국 음악 적어 ‘반쪽’ 되나
입력 2016-08-06 0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