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군사 강국” 北 ‘우리의 소원은 통일’ 금지곡 지정

입력 2016-08-06 00:50
북한 당국이 통일가요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금지곡으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5일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에서 얼마 전 주민들에게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금지곡으로 선포했다”면서 “지금껏 통일을 강조하며 남북이 함께 부르던 노래여서 주민들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RFA에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함께 전달된 김정은의 지시 내용에 ‘더 이상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군사강국이 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김정은의 통일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고 했다.

그는 이어 “(금지곡 지정은) 김정은의 조국통일론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통일은 구걸해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국, 군사강국이 되면 스스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선전해 왔다”고 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지난해 별세한 작곡가 안병원씨가 1947년 발표한 곡이다. 남한에서만 불리던 이 곡은 1989년 당시 대학생이던 임수경 전 의원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에 전파됐다. 2000년 6월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부르기도 했다.

한편 북한의 일부 특권층이 남한 텔레비전 방송을 몰래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찾은 한 평안남도 주민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남한에서 송출하는 TV 지상파 신호가 평성과 순천 일대에서도 잡힌다”면서 “남한 방송을 보는 사람은 대부분 간부이며 이들은 외부에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